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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비극을 잊지 말자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1 03:39 5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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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비극을 잊지 말자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나라의 장래에 비관적 전망을 할 때도 낙관적 전망을 이야기하였다.

그것은 급속한 산업화·민주화의 폐단이나 부실함이 안보여서가 아니라, 이제 진정한 변혁을 위한 최소한의 물적·제도적 기초가 마련되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 낙관은 변혁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까지 헤쳐 나온 것보다 더 엄청난 벽 앞에 막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인문운동의 길을 가기로 하였었다.

세월호의 비극을 당하고, 이제 낙관보다는 애타게 호소하는 심경이다.

이 나라를 침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세월호 희생자들의 고귀한 넋들이 그것을 결코 원치 않을 것이라고.

 

들어난 민낯을 볼 때, 그 '악'의 뿌리가 얼마나 광범하고 얼마나 깊게 이 나라에 퍼져 있는가를 모두가 실감하게 되었다.

자기 밖의 악과 자기 안의 악이. 현상과 마음에. '국가대개조' 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누가 '개조'를 한다는 말인가?

 

나는 개조라는 말보다 변혁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그것은‘ 자기변혁’을 포함한 보다 총체적인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변혁은 한 동안 '혁명'이란 말의 부드러운 표현으로 쓰여 왔다.

 

지금은 혁명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그러나 혁명의 계절은 아니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그래서 혁명보다 어렵고 지구적이어야 한다.

폭포가 아니라 도도한 강물로 흘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화두는 '생명'인데, 반생명적인 방법은 근본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누가 변혁의 주체인가?

 

나는 지금은 그 주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의 직업ᆞ계층ᆞ종교ᆞ나이가 무엇이든 간에, 공무원 가운데에서도, 정치인 가운데에서도, 종교인 가운데에서도, 시민운동가 가운데에서도, 노동자 가운데서도, 기업가 가운데서도, 자영업자 가운데서도, 사회적 기업ᆞ 협동조합ᆞ자활사업 가운데서도, 마을 만들기 가운데서도 그 주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제도ᆞ물질ᆞ의식의 동시변혁이라는 우리시대 위대한 혁명의 주체가.

 

세월호 희생자들 특히 그 꽃다운 청춘들이 그 길로 우리 모두를 부르고 있다.

비장한 각오를 하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빨리 식을 수 있는 비장함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상으로부터 출발하여 지구전의 채비를 하자.

 

그것이 그 부름에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남곡_연찬문화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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