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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3 그리고 4. 16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1 04:02 57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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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3 그리고 4. 16


 

‘세상은 선함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선함이 생명을 살리고 우리도 그 선함에 의해 살아가는 겁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이 말을 참 많이 했습니다. 자꾸만 접히는 마음을 다잡기 위한 나를 향한 다짐이기도 했고, 상처 입은 사람들 마음을 다독이고 싶은 희망의 말이기도 했지요. 세월호 사고는 저에게 사람을 미워하게 되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회의가 들 만큼  큰 아픔이었습니다.  한참 동안 뿌리가 잘린 나무처럼 마음 둘 곳 없어 헤매기도 했습니다. 주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저와 같은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이 편 나누지 않고 한마음으로 슬퍼하고 미안해했던 일이 우리 사회에서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중한 마음을 잘 살려 내지 못하고 두 해가 되도록 여전히 세월호는 진행형이고 우리사회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들은 일상으로 복귀해서 관심이 멀어지고, 정부의 대책이나 재판과정에서 보이는 불성실함, 사람들의 사려 깊지 못한 말과 행동들이 가족들에겐 더 큰 갈등과 상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은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원합니다. 그런 사회가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말과 위로보다도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잊지 않겠다.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잘 지켜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광화문 광장, 안산, 지리산, 광주, 조계사 등 곳곳에서 천 일 동안 지극한 정성으로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변화를 위한 몸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임들만으론 세월호 이전과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 복귀한 많은 사람의 마음속엔 처음 가졌던 미안한 마음, 국가의 존재 이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왜 이런 일이 발생 했을까? 등 많은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풀어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갈 때 우리사회가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20대 총선은 세월호가 던진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고리 중 하나입니다.

 

4월 13일 제20대 총선도 기존의 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수정당들은 여전히 정책보다는 인맥과 지역에 기반을 두고 이합집산을 하고 있습니다. 진보정당들은 탈핵, 농업농촌의 소중함, 기본소득 등 생명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외면과 국민에게 충분히 알릴 기회부족으로 크게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젊은 층과 사회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은 해봐도 별 소용없다는 패배감에 젖어 선거에 무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한  번 더 마음을 내길 청하고 싶습니다. 현재 정치상황이 내 맘에 들지는 않더라도 현실을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나은 쪽에 힘을 실어 주면 좋겠습니다.


20대 총선에서 세월호 문제를 제대로 잘 풀어갈 사람이 누구인지 잘 살펴서 투표하면 좋겠습니다. 공심으로 나라 살림을 살피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투표합시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고 합니다. 세월호가 이 시대 사람들에게 ‘화두’가 되어 많은 질문을 던지듯이 4월 16일 세월호 2주기를 앞둔 4월 13일에 나라의 큰 일꾼을 뽑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잘 헤아려 전환의 기운을 만들어 내면 좋겠습니다. 4월 13일의 결과가 세월호 문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향민_‘나’와 ‘사회’의 변화를 위해 인드라망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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