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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진실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1 03:32 60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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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진실

이병인(인드라망 전문위원, 부산대학교 바이오환경에너지학과 교수)



참 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지만, 결국 4대강 사업은 완공을 앞두고 있다. 환경을 전공으로 하는 한 사람으로서 4대강 사업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선 21세기 우리 시대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과 잘못된 역사 또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환경전문가로서 과학적 진실도 많은 경우 현실속에 묻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적에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에 의한 재난이 발생하였다. 그때 미국사람들은 21세기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가? 하는 자괴감에 놀라워했다.

 

자연의 엄청난 재난앞에서는 그 어떤 문명도 자유롭지 못함과 함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개발해 놓은 스스로의 업보를 받고 있음을 확인해야 했다. 그 점은 지금 선진국행 티켓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비슷한 것 같다. 3공화국과 5공화국을 지나, 문민정부, 참여정부 등 민주화된 21세기 한국사회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일은 겉만 선진국을 모방할 뿐, 속은 후진국과 같은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잘못된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은 곧 민주주의의 후퇴이고, 붕괴이기도 하다.

 

지난 20세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이어지는 자원과 에너지의 무한한 낭비속에서 엄청난 환경파괴와 지구자체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그래도 전지구인들의 기본적 합의로 이끌어내 낸 것이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 환경에 대한 사전 보전 및 검증, 그리고 사후관리하에 환경이 지탱가능한 한도내에서의 개발이어야 하고, 현 세대만이 아닌, 미래세대를 위한 개발까지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4대강은 과연 어떠한가?에 대한 근원적인 의구심이 다시 들게 된다. 우선 사업자체가 너무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임기안에 그것도 몇 년안에 끝내겠다는 발상자체가 비과학적이고, 반민주적인 일이다. 큰 일 일수록 더 많은 시간과 사전준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절차적 타당성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윗사람의 말 한마디, 뜻 하나로 일사천리로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 많던 위원회의 형식적 절차와 논의도 생략되고, 통상 1년 정도 이상 수행하던 환경영향평가도 수개월만에 끝내고, 일부 수행된 자문도 찬성하는 전문가들만의 잔치로만 끝났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 붕괴이다.

 

더욱 그 과정에서 4대강에 대한 많은 과학적 진실들도 묻혀 지고 있다. 목적 자체가 분명한 개발사업이면서도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홍보되고 있다. 이번에 완공되는 보나 수변공원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진실인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어찌 보면, 4대강사업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바벨탑처럼 인간에 의한 자연파괴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업이다.

 

아직도 21세기 한국에서 정치적 이해타산과 인간만의 이익을 위한 맹목적인 이익추구를 위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인간자신이고, 고려되지 않은 자연임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부터 고려되지 않았던 제2의 4대강사업으로서 지천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분명히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계획은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다시 원점에서 검토되거나, 언젠가 다시 문제가 되어 복원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제는 과학적 진실은 아니더라도 절차적 과정이 제대로 추진되는 기본적인 원칙과 상식이 이루어지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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