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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왜 전쟁을 할까?

인드라망사무처
2022-11-08 16:42 68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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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전쟁은 좋은 일인가요?” “아니요. 나쁜 일이에요.”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요?” “아니요. 나쁜 사람이에요.” “그러면 부시 대통령은 왜 전쟁을 할까요?” “강대국이니까요. 석유를 차지하려고요. 세계를 지배하고 싶어서요.”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의 대답이 맞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대답이 하나 더 있거든요. 그게 뭘까요?” “이라크가 마음에 안 드니까요. 화가 나서요. 후세인이 나쁜 사람이니까요.” “물론 여러분들의 대답이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대답이 하나 더 있거든요. 그게 뭘까요?”

아이들이 “잘 모르겠어요. 설명해 주세요” 하고 주문한다.


- 자연·이웃이 우리 생명의 뿌리 -
“좋습니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죠. 또는 과학의 시대에 살면서도 비과학적 태도로 삶을 다루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야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요? 지금 여기 내 생명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디에 존재하지요?” 아이들이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구체적으로 내 생명이 어떻게 이루어진 존재인지 함께 생각해봅시다. 만일 태양이 없으면 내 생명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아니요. 태양이 없으면 내 생명이 존재할 수 없어요.” “물, 흙, 산소, 음식 등 자연이 없으면 어떨까요? 당연히 내 생명이 존재할 수가 없지요. 친구, 부모, 선생님 등 이웃이 없어도 내 생명의 삶이 가능할까요? 물론, 불가능하지요. 이렇게 내 생명의 실상을 관찰해보면 이 세상 그 무엇도 내 생명의 의지처 아닌 곳이 없고 이 세상 그 누구도 내 생명의 이웃 아닌 자가 없지요. 맞나요?” ‘네, 맞아요’ 하는 대답이 나왔다.

“지금까지의 논리를 부시 대통령에게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부시 대통령의 생명은 자연과 이웃에 의지해서 태어났습니다. 자연과 이웃들이 부시 대통령의 생명을 낳고 길러 주었습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의 생명을 낳고 길러준 자연과 이웃들 속엔 이라크와 이라크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온 세상의 자연과 이웃들이 부시 대통령의 생명을 낳고 길러 준 아주 귀하고 고마운 존재들인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격하고 파괴하고 죽이고 제거해야 될 대상은 어디에도 있지 않지요. 어때요, 말이 되나요?” 아이들이 “네~” 하고 활기차게 대답한다.

“그런데 지금 부시 대통령은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생명이 어떻게 이루어진 존재인지에 대한 무지함 때문이죠. 자연이 자기 생명의 뿌리요, 세상의 이웃들이 자기 생명의 의지처인 줄을 안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전쟁을 할 수가 없지요. 예수님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자연과 이웃이 바로 자기 생명의 뿌리요, 의지처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자연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을 한다고 하는 말이 맞는 거지요?”


- 자신을 모르고 있는건 아닌지 -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그동안 근본적 관점에서 자신을 제대로 알고 살아왔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과학적 태도로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너 없는 나는 존재할 수 없다. 자연을 떠난 내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는 길은 어디에도 있지 않다.

지금 우리 자신들도 부시 대통령처럼 자기 삶을 황폐하게 하는 자신에 대한 무지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 관점을 망각한 비과학적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성찰해 볼 일이다. 우리의 꿈 생명 평화의 삶을 위해….


경향신문  2005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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