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진해일을 보며 > 사부대중공동체

본문 바로가기

인드라망 아카이브

일본의 지진해일을 보며

인드라망사무처
2022-11-13 22:16 587 0

본문

일본의 지진해일을 보며

퇴현 전재성(인드라망 전문위원,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일본 대지진 및 지진해일 및 그로 인한 원자로 방사능유출 문제로 인류는 자연이 가져오는 대재앙 앞에서 전율하고 있다. 이번 도호쿠 지방 부근 해저에서 진도 9.0의 지진이 발생하여 일본 동북부를 강타하자 미야기현에선 높이 10m 이상의 쓰나미가 덮쳐 3월 25일 현재 사망자는 1만66명으로, 실종자는 1만7452명, 사망자와 실종자는 모두 합해 2만7518명에 이른다.


앞서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해일 때는 최종적으로 54만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의 경우 수마트라섬의 서 북단에 있는 반다아체에서 40㎞ 떨어진 해역에서 진도 9.3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인근 해변이 초토화됐다. 미처 지진해일 경보도 내지 못한 채 최대 30m 높이의 쓰나미가 덮치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이다.


≪맛지마니까야≫의「코끼리 발자취에 비유한 큰 경」은 부처님을 대신해서 그 수제자였던 싸리뿟따가 수행승들에게 설법한 경전인데, 거기서 싸리뿟따는 이러한 쓰나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싸리뿟따에 의하면‘몸 밖의 물의 세계가 교란된 것’을 의미하고‘몸 밖의 물의 세계가 교란되면 마을을 휩쓸고, 도시를 휩쓸고, 도성을 휩쓸고, 지방을 휩쓸고, 나라를 휩쓰는 것’이 바로 쓰나미이다. 이것은‘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를 설명하기 위해 동원된 자료이다. 우리가 겪는 괴로움은 단지 심리적인 번뇌로부터만 오는 것이 아니라 땅•물•불•바람의 광대한 세계의 교란에서 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광대한 세계가 교란되는 것일까? 지면관계상 경전을 다 언급할 수 없고 물의 세계의 교란에 대해서 설명해보자. 물의 세계에는 우리의 몸 안팎을 드나들며 순환하는 세계이다. 싸리뿟따는‘벗들이여, 물의 세계란 어떠한 것입니까? 물의 세계에는 몸 안의 것과 몸 밖의 것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몸 안의 물이 무엇이고 몸 밖의 물이 무엇인가를 다음과 같이‘벗들이여, 어떠한 것이 몸 안의 물의 세계입니까? 몸 안에 있는 것으로 각각 액체나 액체적인 것과 그것에서 파생된 것, 예를 들어 담즙, 가래, 고름, 피, 땀, 지방, 눈물, 임파액, 침, 점액, 관절액, 오줌, 그리고 기타의 각각 액체나 액체적인 것과 그것에서 파생된 것은 모두 몸 안의 물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벗들이여, 때때로 몸 밖의 물의 세계가 교란됩니다. 그 때 마을을 휩쓸고, 도시를 휩쓸고, 도성을 휩쓸고, 지방을 휩쓸고, 나라를 휩씁니다. 이러한 몸안의 물의 세계와 몸 밖의 물의 세계를 물의 세계라고 합니다.’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논리로 따져보면, 몸 밖의 물의 세계가 교란되면, 몸 안의 물의 세계도 교란되게 마련이고 몸 안의 물의 세계가 교란되면, 몸 밖의 물의 세계도 교란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물의 세계의 교란은 땅•물•불•바람의 광대한 세계의 교란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것이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이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지진해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 설사 일본인들이라도 — 화살을 두 번씩 맞으며 너무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인위적인 환경재앙에 의한 물의 교란을 막아야 하겠지만, 자연적인 재앙에 의해서는 싸리뿟따 존자가 이와 같이‘벗들이여, 그 몸 밖의 물의 세계는 광대하지만 무상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변괴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며, 파괴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변화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