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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적 삶

인드라망사무처
2022-11-13 22:46 59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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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론적 삶

김준권(인드라망 전문위원, 정농회 회장)

 

 

요즘 심심찮게 지구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동안 종말론은 늘 있어 왔다. 그리고 모두 해프닝으로 끝났다.

 

종말론은 종교적 신념이나 점성술, 예언의 적중률이 높다고 알려진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사람의 예언에 근거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종말론은 남미의 고대 마야 문명이 남긴 달력을 근거로 한다. 마야력은 기원전 3114년 8월에 시작하여 2012년 12월 21일 동지에서 끝나는 5,125년의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올해 12월 21일에는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금년 12월 21일을 지켜볼 것이다. 어쩌면 인류의 종말은 마야력에 의할 것도 없이 인간의 지나친 욕망추구로 인한 환경 파괴와 핵발전소 사고, 전쟁 등에 의해 올지도 모른다.

 

나는 마야력 등과 같은 지구 종말론을 믿지는 않지만 한 가지 교훈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 같은데 보면 반년이나 1년 밖에는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한 의사의 선고가 다른 사람에게가 아니고 나에게 내려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보다 훨씬 진지하게 남은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인지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고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애쓸 것이다. 가치의 기준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쌓아온 세계관과 삶에 근거할 터인데 진정한 가치 있는 일이란 죽은 후에도 이름과 함께 남아서 그 사람을 기억하게 되는 일일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일생을 몇 줄로 정리한다면 몇 년 몇 월 몇 일에 어디에서 태어나 무슨 학교를 나와서 결혼하여 몇 명의 자녀를 낳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약간의 재산을 남기고 언제 눈을 감았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요즘 들어서 그러한 평범한 삶마저도 특별해 보이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각박해진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름과 함께 남을 만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삶의 전부라면 설사 거기에 화려한 몇가지 경력이 추가된다 할지라도 죽음과 함께 그 사람이 살면서 한 일들은 이름과 함께 모두 잊혀지고 말 것이다.

 

그러면 이름과 함께 남을 일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물론 악명을 남긴 사람들도 있지만 이 세상에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하나같이 타인을 위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이다. 자신의 인격의 수양이나 완성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만 목마른 사람에게 물 한 그릇을 주는 지극히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진정 가치 있는 삶이라 할 수 있을까?


마야 달력은 우리에게 이제 10여 개월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종말론은 삶에 지쳐 무감각해지고 무기력해지기 쉬운 우리에게 긴장감을 갖고 살도록 해주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나는 마야 달력에 의한 지구 종말론을 믿지는 않지만 종말론적인 삶의 자세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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