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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길

인드라망사무처
2022-11-13 22:20 68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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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길 

임완숙(시인, 인드라망공동대표)



오월이다. 세상이 온통 싱그러운 초록빛 생명력으로 넘실대는 계절이다. 한바탕 세찬 봄비가 지난 후 성큼성큼 산(山)빛이 짙어지고 온갖 꽃들이 피어난다. 논둑에는 하얀 조팝나무 꽃, 길섶에는 노오란 애기똥풀꽃이 지천인데 가로수 길에는 오색의 연등이 내걸렸다.


벌써 며칠 전부터 녹음 속으로 황금의 꾀꼬리가 날아와 울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뒷산에서 반가운 뻐꾸기 노래가 화답(和答)을 한다. 온 세상이 흥겨운 잔치 한마당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 한바탕 생명의 축제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처님오신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그리고 5.18민주화 운동 기념일이 있는 오월. 우리가 기려야할 참된 가치, 우리 생명의 근원을 짚어보며 절로 인드라망의 그물로 얽힌 우리 전(全)존재의 실상을 가슴 먹먹하게 실감하게 되는 때이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우리는 서로에게한 생명의 줄기로 이어진 소중한 존재임을, 바람과 하늘과 땅, 산과 강과 마을길이 흐르는 속에서 나는 아리도록 가슴에 담는다.


그리고 우리 인드라망의 생명평화 결사 운동을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살리며 평화로운 마을공동체를 일구어 나가고자 하는 소박하고 진실한 몸짓<인드라망생명공동체>, 온 세상의 생명들이 진리로 자유를 얻고 자비의 실천으로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우리 존재 속의 사랑을 꽃피워 행복한 마을 공동체를 지향해 가는 순수의 발걸음이 느껍다. 더구나 삼년공력(三年功力)으로 인드라망 도반 맺기‘만(萬)의 구슬 꿰기’도약의 힘찬 날갯짓이 가슴 뭉클하다.


2600년전부처님께서는장엄하게전도선언(傳道宣言)을하고계신다.‘ 비구들이여! 이제 길을 떠나라. 사랑하는 형제들이 사는 곳으로. 세상을 가엾이 여기고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해, 한 길을 둘이서 짝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도리에 맞고 언설이 정돈된 가르침을 펴라....’(잡아함경 39권 승색경. 전법륜경)

오늘 우리 인드라망 도반들의‘만(萬)의 구슬 꿰기’결사는 바로 부처님의 전도선언을 받들어 모시는 일과 다름이 아니다. 부처님 당신의 깨달음을 사회화 하려는 뜨거운 열정이 천년 세월을 흘러 지금 우리의 가슴에서‘인드라망 운동’의 불꽃으로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해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길,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길>을 선포해 나가야 한다. 나는 지금 내 주위의 가까운 이웃부터 한 사람씩 손에 손잡고 사랑의 노래 부르며 환한 세상으로 걸어가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아름다운 오월의 밤, 써레질이 끝난 무논에서는 개구리들의 합창이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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