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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텃밭 다시 보기

인드라망사무처
2022-11-13 22:43 7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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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텃밭 다시 보기

이태근(인드라망 전문위원, 흙살림 회장)



도시텃밭이 우리사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골목마다 집집마다 사람들이 텃밭을 통한 감동을 경험하려면 어떤 접근을 하는 것이 좋을까.


가히 폭발적으로 보이는 도시텃밭의 바람은 왜 부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미 작은 텃밭을 통해 감동을 경험한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리 마음속에 부족한 부분을 흙, 농업이 채워준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서 농사짓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금은 농사라 하기보다는 체험 수준이다. 체험수준의 도시텃밭을 도시농업이라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도시텃밭이 우리사회와 도시민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겠다.


첫째, 도시텃밭은 쿠바의 사례처럼 모두가 유기농업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특히 흙을 살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텃밭은 전국민 생활 속의 실천현장이 되어야 한다. 내가 버리는 음식물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 되어 도시 텃밭 속에서 순환이 되는 생태적 텃밭의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 도시텃밭은 시민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텃밭을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의 지원역할이 활성화되어야 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시민 스스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변화는 시민 스스로가 중심이 되고 지방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에서 일어날 것이다.


셋째, 콘크리트 도시에서 흙살림 운동이 시작되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도시에서 시민들이 흙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운동이 멀어져야 한다. 매일 밟지 못하는 흙이지만, 흙이 살면 물과 공기와 사람들의 마음을 살릴 수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텃밭의 흙을 통해 먹을거리와 우리 몸이 건강해진다. 결국 흙을 살리는 활동은 우리의 몸을 살리는 일이다. 내 몸을 살리는 흙에서 작물을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농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이미 이러한 체험을 한 사람들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넷째, 도시텃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천자료가 많이 제시되어야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어른이 된 사람들은 텃밭이 주는 신비로운 경험에 호기심을 갖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 흙을 살리는 것이 무엇인지, 종자를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퇴비를 만들어 어떻게 줘야하는지 등 농업에서 쓰는 말도 생소하기만 하다. 도시는 농촌보다 햇빛도 적고, 거름도 적다. 도시에 맞는 농사체계를 정리하고, 방법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다섯째, 도시텃밭이 시민들의 삶에서 더욱 빛이 나려면 공동체 농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한 가족이 3평을 경작하는 방식으로는 체험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지역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텃밭을 가꾸다보면 공동체가 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들과 청소년들과 노인들이 함께 일군 공동텃밭은 체험과 치유의 장이 된다.


텃밭을 통해 생명, 공동체, 흙의 순환 실천으로 도시에서 상생의 기쁨이 넘치도록 텃밭에 희망의 씨앗을 함께 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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