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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을 꿈꾸는 마을

인드라망사무처
2022-11-13 23:01 69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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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을 꿈꾸는 마을

황선진(백일학교 교장, 밝은마을 이사, 인드라망 전문위원)


  

밝은마을은 “하늘의 이치에 따라 순리대로 살려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밝은  사람으로 가는 교육 및 수련 체계를 다듬어 보기도 하고, 밝은 공동체로의 모색도 하고 있습니다. 단위 공동체만으로는 삶의 모든 것을 채우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개별 공동체들이 연합하는 길을 찾으려고 합니다. 밝은 사람 -> 밝은 마을 -> 나라로 가는 흐름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판단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밝은마을은 불교의 쌍카, 기독교의 산위의 마을, 엣 우리의 소도, 부도의 현대적 모습과 같을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국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삶을 영위하던 전통적인 우리 옛 마을의 삶을 법고창신(法古創新)하고자 합니다. 식의주(食衣住), 세시풍속, 문화, 교육, 의료 등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밝은마을은 지난 13여년간 정월대보름놀이, 제천의식(祭天儀式) 등을 매년 봉행하였고, 된장, 효소 등의 발효식품을 만들고, 전통수련법을 익혀 왔습니다.

 

물론, 아직은 꿈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사상적, 인적, 물적, 준비도 채 덜 되어 있습니다. 큰 뜻에 공감하는 이들이 옵니다. 또한 무언가 좋은 일을 하려는 이들도 옵니다. 와서는 허술한 콘텐츠에 실망하고 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왔다가는 가고, 갔다가는 다시 옵니다. 조직으로서의 부침이 적지 않습니다. 구성원 상당수는 아직 ‘나 뿐’의 생각과 감정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물 정(井)가 있지요? 옛 분들의 마을, 또는 동이족(東夷族)이 이상으로 삼는 마을에서 토지 및 재산을 소유, 관리하던 방식이 바로 우물 정자 모습이라고 합니다. 가운데는 공동 경작지이고, 나머지는 8군데는 마을 구성원들이 각각의 집에서 소유, 관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밝은마을도 우물 정자 형태로 소유 하는 마을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밝은마을이 가고자 하는 마을은 삶을 공동으로 기획-집행하는 공동체가 마을 주민의 삶 한 복판에 존재하고, 개인 및 가족의 삶은 그 고유의 색깔에 따라 최대한 보장되는 방식입니다. 

아래 로고는 오랜 모색 끝에 만들어진 밝은마을의 상징입니다. 가운데 밝은 곳은 “내 안의 빛"입니다. 또한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특정 지역에 같이 사는 마을을 만들려는 노력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자금이 있어야 하고, 같이 살 사람이 있어야 하고, 마을을 이끌어갈 공동의 뜻이 존재해야 합니다. 무엇 하나 녹녹하지 않습니다. 자금을 모으는 일, 그것을 잘 관리하는 일, 사람이 모여드는 일, 모임의 결을 유지하는 일에 지금까지의 밝은마을은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다만, 강화의 민통선 안에 작은 마을부지를 확보하고, 곧 준공을 앞 둔 2채의 집과 마을회관으로 사용할 게르가 있고, 입주 예정자가 약 20가구가 됩니다. “생명이 곧 하늘”이라는 이념 및 “스스로 살리고 서로 살리고, 세상을 살리세!”라는 목표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십 수 명의 청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보잘 것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밝음으로 가는 발걸음을 멈추기에는 꿈이 너무 지중합니다. 지금은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꿈을 접지 않는 한, 지금은 별로 성공적이지 않더라도, 이 땅에서, 이 우주에서, 그리고 내 안에서 그 꿈에 대한 공명(共鳴)을 하는 생명이 꿈틀거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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