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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문제에 대하여
  글쓴이 : 현미쌀     날짜 : 18-03-06 01:47     조회 : 354    

농사일지&농사일기 / 2018. 3. 5 . 추적추적 비 / 고통의 문제에 대하여

 

오전

농장 사무실 정리

고추모종 돌보기

 

오후

주간업무회의

- 일정 공유

- 공간 재정비 논의 등

 

실상사 생태화장실 BMW 재가동(겨울에는 잠궈 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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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JTBC로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는 피해자의 인터뷰를 보았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두려워 보였다. 만약 내가 그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런 고통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얼마나 괴로웠으면 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말하기로 했을까.

가끔 삶의 의미나 이유에 대해서 질문했지만 여전히 답을 모르겠다. 그래도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 사실 삶의 의미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건 고통의 문제인 것 같다. 좀 답답하긴 하지만 생의 이유는 몰라도 못 살겠진 않다. 하지만 괴로울 땐 세상이 온통 회색빛이다. 아마 이런저런 이유로 크나큰 고통에 휩싸인 사람들은 삶을 내팽겨 쳐 버리고 싶을지 모른다. 삶이 뭔진 모르겠지만 너무 괴로우니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버려버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존재의 의미를 밝히기보다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답답한 적이 있었다. 그 갑갑함, 막막함을 벗어나고 싶어 작은 공부모임에서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함께 읽었던 책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편안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 삶을 다르게 보고,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었다.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거 참 좋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선뜻 공부를 시작하지 못했다. 우리가 대단히 어려운 책을 읽거나 전문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데도 쉽게 함께 하지 못했다. 책 읽는데 취미가 없는 사람도 많았고 인문학 책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책 읽은 후 소감을 이야기하거나 쓰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했다. 그래서 항상 이 점이 고민이었다. 여기 고통을 해결할 좋은 방법이 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ㅠㅠ. 누구도 벽을 쌓은 적 없고 오히려 문턱을 낮추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사람들은 경계를 넘어오지 못한다는 것.

그런데 농사는 좀 다른 것 같다.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한다. 호미질 한 번 안 해본 사람이라도 맘만 먹으면 지금 당장 뭐라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공부도 좋지만 농사로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상처에 임시로 반창고 붙여주는 힐링’, 대상자를 환자로 보는 치유의 개념이 아닌 방식으로.

아직 확신은 없지만 가능하지 않을까싶어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있다. 나의 경우엔 농사일을 하면서 많이 자유로워졌다. 이전엔 해도, 비도, 흙도, 벌레도, 잡초도 똥과 오줌이 모든 것들이 적이고 장애물이고 방해자였다. 햇볕은 뜨거워서 문제고, 비는 옷을 젖게 해서 문제였다. 흙은 손, , 옷을 더럽히고, 벌레와 잡초는 작물을 망쳤다. 똥과 오줌은 내 몸에서 나왔지만 최대한 멀리 해야 할 오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고 그래서 편해졌다.

또 농사를 지으며 밥 한 그릇이 내 앞에 오기까지 천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앎을 통해 비록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삶의 다른 부분들도 수많은 존재의 도움으로 가능함을 추측케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불평불만이 많이 줄어들었다.

사람들과 함께 농사지으며 내가 그랬듯 그들의 장애를, 불만을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삶을 선물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붓다학림에서 고통()의 문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었다. 아직 이해가 잘 되진 않지만 낮엔 밭 갈고 밤엔 공부하며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찾아보고 싶다. 이론적으로, 언어로 잘 정리하고 농사를 수행삼아 앎을 삶속에서 체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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