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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가을호(통권 195호)_인드라망 추천도서_지역의 발명

인드라망관리자
2023-11-02 10:57 16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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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역의 발명』 -이무열 지음


이 책은 ‘지역의 발견’과 ‘지역의 발명’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지역살이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지역을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선형적으로 바라봤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지역성을 찾아 ‘지역을 발견’하고, 지역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알려 주민 스스로 ‘지역을 발명’하여 고유하면서도 늘 변화하는 지역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인터뷰 형식의 국내외 사례로 소개한다.


‘지역의 발명’은 주민들 스스로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를 돌보고, 이웃과 다른 생명을 서로 돌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의 문화와 경제가 순환하는 지역생태계를 새롭게 회복하고 창조하는 일이다. 복합적인 관계로 개인을 늘 위태롭고 불안한 생활에서 해방시키는 일이다. (책 13쪽)


책에서는 성공적인 ‘지역의 발명’을 위해 3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개방되고 느슨한 연결과 공감이 공동체성을 살린다. 기존의 가치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닌 청년세대의 공동체성에 가까운 가치로 재구성한다. 둘째, 다양한 삶의 경험과 욕망을 지닌 주민들이 스스로 발명한다. 기존의 지역 사업, 정책 등은 외부의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타의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그 결과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에 머물고 말았다. 셋째, 중앙 집중화된 문화에서 벗어나 ‘차이’를 존중한다. 표준화된 방식의 강요는 사회적 문제를 외과적 수술처럼 도려내어 해결하는 방식으로 연결되지만, 그런 방식이 반드시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차이가 주는 특이성이 매력이 되고, 또한 상호 보완적인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이 세 가지 가설은 개방, 폐쇄, 자치, 연결, 개성, 융합, 관용으로 짜여 있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관용이 이 차이를 넘어 지역을 발명으로 이끈다.

 사람이 특정 공간에 대해 일정 시간 애정을 담아 시간을 들였을 때 ‘지역 문화’가 발생한다. 즉, 지역은 행정구역의 구분이 아닌 생활 문화로 나누어지는 경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직선적 시간관에서 벗어나 순환적 시간의 흐름을 전제로 한다.

 정부는 주택, 산업 등을 개발하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지만, 지역의 인구 성장 추이는 그렇지 않다. ‘지역을 떠나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었을 때 본능적으로 살고 있던 곳을 떠나는 보수적 행동이나 사회적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정서적, 육체적 안정을 느낄 수 없을 때 생존과 번식을 포기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작가의 분석이 날카롭다. 더불어, 인구가 힘이라는 양적인 도그마에서 벗어나 ‘성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을 제안한다.


살아가는 지역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운동성뿐이다. 역설적으로 이 운동성이 자칫 지역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지역은 다양성, 연결성, 유연성 등을 보합하기 위한 회복성이 있어야 한다.(책13쪽) 


‘다양한 사람들이 생명 활동을 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라는 지역의 특징에서 연상되어 실천할 약속 열 가지를 소개한다. 이 열 가지 약속이 중층적으로 연결되면서 작동할 때 지역은 그 네 가지 특징(다양성, 연결성, 유연성, 회복성)대로 기능할 수 있다.


(1) 다양성:지역은 다양한 사람과 생명이 어울려 사는 곳이다. 다양한 관계에서만 사람들은 상호의존하며 온존한 삶을 살 수 있다. 반면에 다양성을 부정하는 배타성은 지역을 고립시켜 지역 소멸을 불러오게 된다.

(2) 관용: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과 무엇이든 지역에서 시작했을 때 결과와 상관없이 더 나은 실패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관용이 지역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3) 생태환경:이제까지 지역은 인간만을 중심으로 계획되고 관리되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고마워하기보다 더 많은 소유와 소비를 위해 자연을 개발하고 착취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인간도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 서로 기대어 지키며 살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있다.

(4) 순환경제:유한한 자원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쓰고 버리는 경제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이용)가 계속해서 순환되는 폐쇄 순환 경제 시스템이다. 에너지, 식품, 돌봄 등 생명 활동에 필요한 경제활동 전체를 지역에서 순환하는 경제로 계획해야 한다.

(5) 일:임금을 얻기 위한 계약노동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관심을 사회/경제활동으로 연결하여 스스로 자기 일을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지역은 개인의 일을 경제활동으로 편입시키고 개인의 성장을 지원해준다.

(6) 지역문화:지역의 문화는 누구나 지속가능한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개발하고 누릴 수 있게 한다. 지역의 역사와 환경을 배경으로 한 지역문화는 주민들의 삶과 하나가 되어 독창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7) 교육:지역의 모든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인 힘은 교육에 있다.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 상호의존하면서 지속될 수 있는 사회를 체험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한다.

(8) 관계:지역의 모든 활동은 관계를 목표로 한다. 관계는 지역 활동의 원천이 되는 신뢰, 호혜, 돌봄 등을 만들어낸다,

(9) 공유자산:소유가 아니라 공유가 되는 자산이 지역에서 늘어날 때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가능하다.

(10) 발명:어느 것도 고정될 수 없듯 지역도 자연과 사회 환경의 변화에 상호작용하면서 계속해서 발명되어야 지속할 수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주요한 돌봄 의제가 된 영 케어러(Young Carer)의 사례는 실제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 작동의 예시를 분석하며 지역에서 돌봄이 작동하는 힘을 설명한다.


영 케어러란 병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이나 아동을 일컫는 말로, 가정에서 돌봐야 할 노인이 있는 경우 영 케어러를 넘어 노인 돌봄이 사회적으로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하고 인지 장애가 있는 노인이 있는 가정의 경우 정부 지원정책이 도움은 될지언정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요양사가 방문하거나 데이케어센터에 있는 동안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과 생활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 된다. 이 부담은 요사이 기혼보다는 미혼 자녀의 몫으로 돌아가는데, 학교에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이 돌봄을 담당하는 경우 학업, 취업이나 직장생활 등 경제활동, 교우관계나 진로활동 등 사회활동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제한적 상황이 결혼과 취업이라는 다른 취약한 사회적 문제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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