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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가을호(통권 195호)_인드라망사회연대 10주년 2_평화를 위한 쉼, 10년 ― 장병관

인드라망관리자
2023-11-02 10:58 24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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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쉼, 10년


1. 인드라망 사회연대쉼터란

 각종 민주주의 현장, 저항의 현장, 새로운 모색과 실천의 현장 등에서 국가폭력, 사회폭력에 맞서다 지치거나, 아프거나, 쉼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연대의 공간이며 쉼이 필요한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무료 쉼터이다


2. 10년의 역사

1) 인드라망 사회연대쉼터의 시작

 지금 싸우는 전선과 현장에서 서로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런 끊이지 않는 싸움과 활동 끝에 정작 누군가 상처받거나, 지쳐서 쉼이 필요할 때는 생활도, 경제도, 관계도 많이 깨어져 있기 쉽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일하고 싸우다 어느 순간 소리 없이, 쓸쓸하게 사라져가는 이들을 많이 보았다. 그럴 때, ‘당신 참 열심히 살아주었고, 고마웠습니다.’ 사람도 기계처럼 오래 혹사되고 너무 큰 긴장 속에 살다 보면 마모되거나 깨질 수 있는 법, ‘쉬면서 다시 삶을 일으켜 세우길 바라요.’라고 따뜻하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이 모여 준비를 하게 되었다.

 순천 들풀한의원 윤성현 원장, 귀정사를 책임지고 운영하시는 중묵처사님, 그리고 쉼터 이전 귀정사에서 긴 겨울을 지내보면서 이러한 쉼터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더 절실히 느낀 송경동 시인과 사회연대쉼터라는 공간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 쉼터지기 (고)최정규, 한진중공업, 기륭, 쌍차 등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과 순천 희망버스, 대구지역 노동운동 출신 귀농 활동가들이 모여 직접 쉼터 공간을 짓게 되었다. 더불어 모든 현장에 연대해 왔던 파견미술가들이 숲속 까페도 만들고, 일주문을 지었다.


2) 개소식 그리고 쉼터

 2013년 9월 고문으로 (고)백기완, 신학철, 문정현, 이남곡, 도법스님 등을 모시고 150여 명의 쉼터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분들과 함께 기존 공간 1채와 쉼터 개소식에 맞춰 새로이 지은 3채로 1인 1실의 쉼터를 마련하면서 개소식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후 많은 후원회원들 덕분으로 매년 한 채씩 증축을 하여 지금은 7채의 독립적인 쉼터 공간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후 쉼터에서 쉬었다 간 이들에 의해, 서울에 ‘비정규노동자쉼터 꿀잠’과 충북 제천에 해고자 쉼터 ‘그린비네’ 등이 만들어지고 지금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3) 쉼터 운영

- 이용 기간

쉼터는 현재 7채의 독립적인 공간과 귀정사의 요사채 4채를 귀정사와 더불어 사용하며 총 11채의 공간으로 장/단기 쉼터 이용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쉼터에 장기간 머무는 기간은 현재는 최대 3개월로 신청을 받고 있으며, 필요시 쉼터와 상의하여 3개월씩 연장하여 이용하고 있다. 단기간 쉼터를 이용하는 분들은 1박부터 자유로이 본인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 이용 대상

국가폭력, 사회폭력의 희생자나 그들의 가족

사회진보활동을 하는 단체의 상근자나 활동가 및 문화예술가

기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 등

제한된 공간이기에 위 내용에 해당하는 대상자들에게 우선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있음

- 신청 방법

쉼터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

쉼터 운영위원 및 후원회원들의 추천으로 신청서 작성 후 일정 및 여타 조율을 통해 쉼터 이용 가능



3. 쉼터의 운영 및 활동

1) 재정

기존 후원회원과 쉼터 쉬어간 분들이 새로이 후원회원이 되거나 기타 소정의 비정기적인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후원회원은 연간 평균 20여 명의 가입과 10여 명의 후원 중지로 연평균 10여 명의 증가세로 운영되고 있으며, 쉼터 재정의 90% 이상이 후원회원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2023년 6월 현재 쉼터의 월수입(CMS후원 및 자동이체)은 평균 200만 원 정도이며 고정 지출(귀정사 분담금 및 차량 유지, CMS 관리비, 쉼터 난방비 등)은 평균 190만 원 정도이다.


2) 공간 수리 

쉼터의 공간 수리는 기본적인 문틀과 창틀 보수, 지붕 수리 등을 비롯한 사소한 수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간 수리(구들 수리나 리모델링 등)는 필요가 요구되고 있으나 재정 규모가 큰 부분이라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3) 공동 울력

초기에는 공동 울력을 진행하지 않다가 2022년 3월부터 귀정사 템플스테이와 더불어 쉼터 이용자들의 공동 울력을 시작하여 진행하고 있고,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함께 만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작동하고 있다.


4) 일상생활

쉼터에서는 저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회연대쉼터는 어떠한 요구나 규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는 주 1회 1시간 정도의 공동 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귀정사에 머무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며 템플스테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덧붙여, 각자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공동 울력은 참여해도 되고 하지 못해도 아무런 제재는 없다. 주로 쉼터의 먹을거리를 위한 농사와 풀베기 등 주변 정리 작업과 쉼터의 난방을 위한 장작 마련 같은 작업을 주로 하는 편이다.

 그 밖의 일상은 명상, 독서, 집필, 등산, 숲길 산책 등 각자가 자신의 일상을 만들어가며 지리산권 주변의 사찰과 타 지역을 방문하기도 하며 평온한 쉼의 시간을 만들어간다.


4. 쉼터 10년의 성과와 한계

1) 쉼터의 성과 

- 쉼터를 시작하던 초기에 무료 쉼터라는 게 지속가능할까 하는 고민으로 출발했으나 10년이라는 시간을 지속해온 것 자체만으로 성과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 쉼이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서 무작위 사람들이 쉼터를 통해 평온과 돌아봄의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해 갔다.

- 쉼은 부정적으로, 반면 바쁨과 열정은 긍정과 효율의 이름으로 찬양받아 왔다. 세상을 바꾸자는 이들의 내부에서조차 인정받기 힘든 쉼이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이들이 쉼을 통하지 않고서는 스스로가 먼저 무너져 감을 확인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를 통해 쉼과 일은 동등한 가치와 중요성을 띠고 있으며, 쉼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 초기 지인들의 소개와 활동가들 내부에서만 이용되던 쉼터가 sns 등을 통해 쉼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의와 이용이 확대되어 옴으로써 쉼터의 위상과 역할이 중요해졌다.

- 쉼터를 거쳐 간 분들은 쉼터와 귀정사에 관심과 애정이 깊어졌다. 이 관심과 애정으로 쉼터는 삶터라는 새로운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2) 쉼터의 한계

- 쉼터 운영과 의사결정이 한 개인(집행위원장)에게 집중됨으로써 책임감과 역할이 고도하게 편중되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쉼터 이용자들 간 갈등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로 나타나기도 하며, 쉼터 이용자들의 평온함을 흔드는 때도 있다.

- 후원회원으로만 운영되는 재정적인 한계는 쉼터 운영 전반에 어려움이 있다. 다양한 단체 후원 등 활로를 찾지 않고서는 지속가능성의 전망이 밝지는 않다.

- 귀정사와 쉼터는 한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조직으로,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며 공존하고 있으나 쉼터와 삶터에 대한 조계종의 관심과 지원은 열악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 지역에서 10년을 지속한 쉼터임에도 지역 내 이용의 부족함과 지역적 연대와 확장성을 이뤄내지 못함으로써 지역 단체들의 역량과 활동을 잘 이용하지 못하며 소통에도 한계가 있다.

- 장애 관련 단체와 장애 활동가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여전히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 쉼터를 이용한 분들이 일상의 활동에서 쉼을 어떻게 이용하며 쉼과 일이 하나로서 생활 속에 펼쳐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의 장이 부족했다고 느껴진다. 이는 쉼터에서의 경험이 이후 일상에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에게 쉼터는 임시방편의 공간임을 증명하는 셈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남긴다.


5. 마무리


 사회연대 쉼터는 쉼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쉬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고민 지점을 돌아보고 자신의 건강과 마음을 회복하는 공간으로서 쉼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쉼의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쉼의 사회적 확장을 위해 숲치유예술제를 진행하기도 하며 외부와의 소통도 진행하고 쉼터를 외부에 알리는 작업도 조금씩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진행해온 10년의 쉼터는 다소 부족한 공간이기도 하고 장애 활동가들을 위한 준비가 되지 못한 부분도 있으나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며 나아가는 중이다. 

쉼터 1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 쉼터의 모든 과정을 정리하고 돌아보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자기반성 더불어 많은 관심과 논의와 비판 속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쉼터에 대한 송경동 시인의 글 한 부분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리 곁의 누군가가 더 힘들어지기 전에, 더 낙담하며 자신을 해치기 전에, 살아왔던 소중한 시간을 아파하거나 후회하기 전에 적절한 휴식과 재충전을 통해 자신과 주변을 지킬 수 있도록 쉼을 권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린 모두 완전하거나 언제까지나 최선일 수 없는 인간입니다. 그런 빈 곳, 부실한 곳, 상처 난 곳들을 서로가 함께 챙겨나가는 것이 조화로운 삶과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소중한 일의 하나임을 저부터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싸우는 이들이 더 이상 슬며시 사라지지 않도록 사회연대 쉼터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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