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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가을호(통권 195호)_나누고 싶은 한 구절_마음과 나 ― 박두규

인드라망관리자
2023-11-02 10:59 26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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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나

 

박 두 규

인간을 속박하는 것도, 해방시키는 것도 마음(Mind)이다. 왜 마음이 속박과 해방을 일으키는가? 왜냐하면 인간보다 덜 발달한 존재들은 독립적인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은 타고난 본능에 의해 이끌린다. 그러나 인간은 독립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자기 뜻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속박이나 해방으로 향하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과 동물의 근본적인 차이다.

마음은 언제나 어떤 대상을 가지고 있다. 여러 경전에서, 대상을 아보거(ábhoga)’라고 한다. 아보거는 마음에 음식을 주는 대상, 즉 정신적 양식을 의미한다. 만약 이 양식이 제한적이라면 마음 또한 제한된다. 만약 이 양식이 무한하다면, 그 무한한 양식을 얻기 위해 애씀으로써 마음도 무한해진다. 제한적이든 무한하든 어떤 양식을 마음의 대상으로 삼을지는 오로지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인간이 위대해질지 평범해질지는 온전히 그가 무엇을 바라는가에 달려 있다.”

슈리슈리 아난다무르띠의 아난다 바차나므리땀에서

 

 

위는 인도의 아난다 마르가 요가 명상 수행공동체의 창시자 아난다무르띠(P.R. 사카르)의 말씀이다. 위 내용이 실려 있는 아난다 바차나므리땀이라는 책은 아난다무르띠가 매일 방문하는 대중들을 친견할 때 했던 짧은 말들을 묶은 것으로 30여 권 출간되었으며 그중 제1권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위에서 말한 인간을 속박하기도 해방시키기도 하는 그 마음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독립적인 마음이라고 한다. 이 독립적인 마음은 동물에게는 없으며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에고(ego)’에 다름 아니다. 동물에게는 에고가 없다. 그래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의지도 없고 자존심따위도 없다. 그저 본능만이 있어서 먹고 자며 생명을 지키고 번식하는 행위만이 삶의 전부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독립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개체의식이라고나 할 수 있는 이 에고라는 존재 의식을 갖게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사람은 존재의 한계를 갖게 되기도 한다. 그것이 속박이고 개체가 존재적 사고를 하는 범주이고 한계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 에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만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그 속박 속에서 살다가 그것이 속박인지도 모른 채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렇다고 에고를 버려야 하는 것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에고는 우리를 라는 감옥에 갇히게 하는 속박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그 에고로부터 개체의 의식을 확장시키는 수행을 통해 해방, 대자유의 길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내 안의 신성을 발견하고 지고의 의식과 합일에 이르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반드시 어떤 대상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이 돈이든 이성이든 어떤 다양한 대상으로부터 마음이 나온다. 대상을 아보거(ábhoga)’라고 하는데 다시 말하면 그 마음의 대상, 마음이 취하는 먹이, 정신적 음식이 아보거이다. 쉽게 말하면 내 생각을 이 순간 물들이고 있는 대상인 것이다. 우리 육체가 음식이 필요하듯 우리 마음도 늘 음식이 필요하고 그 음식을 끊임없이 취하고 있는데 그것이 곧 생각의 대상이고 마음의 대상이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 방금 사라지거나 때론 길게 머물기도 하는 그 모든 마음의 대상, 그것이 바로 아보거이다.

그런데 이 아보거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 마음의 양식이 제한적이라면 마음 또한 제한되며 이 양식이 무한하다면 그 무한한 양식을 얻기 위해 애씀으로써 마음도 무한해진다. 제한적이든 무한하든 어떤 양식을 마음의 대상으로 삼을지는 오로지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물질적인 대상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것은 유한한 것이기 때문에 궁극의 기쁨을 주지 못하고 순간적인 즐거움만을 줄 뿐이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데 이처럼 유한한 대상에 집중하면 그것을 얻을 수 없다. 영원한 해탈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을 영원한 대상에 집중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명상의 원리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은 궁극의 기쁨을 원하면서도 무한한 지고의식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유한한 대상에 집중하는 모순에 빠져 살고 있다.

 

 

약력 : 박 두 규 (朴斗圭) | 시인.

전북 임실 출생으로 1985<남민시(南民詩)><창작과 비평>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6권의 시집과 을 버티게 하는 문장들2권의 산문집을 상재했다.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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