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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운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인드라망사무처
2022-11-08 16:31 68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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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운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정호(생협이사,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사무처장)


1. 불자들 환경오염에 대하여 주목하다.                                   

지난 90년대 초반 낙동강에서 방류된 페놀에 온 국민들이 놀랐다. 독성물질이 낙동강의 생태계를 크게 위협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사회에는 산업화의 진전에 가려졌던 환경오염의 문제가 비로소 드러났다.
그 즈음 세계의 여러 정치지도자 및 NGO 대표들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여 ‘지구환경선언’을 진행했다. 지구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국제간의 노력이 함께 해야 할 정도로 지구환경은 위기에 봉착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80년대 후반에 활동을 시작했던 ‘공해추방운동연합’이 우리사회에 주목을 끌었다. 고도성장시대의 이면에서 함께 했던 ‘물과 공기와 땅’에 대한 우리사회의 못쓸 짓이 비로소 우리사회의 시야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 ‘공해추방운동연합’에 동참했던 사람들 중의 불자들이 ‘공해추방운동불교인연합’을 만들어 불자대중들을 상대로 우리강산의 여러 가지 환경오염의 실태를 고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불교계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행사가 ‘청정국토 한마당’이었다. 이 단체와 몇몇 불교단체(한국불교환경교육원, 경불련 등)이 함께 모여 90년대 중반부터 이 행사를 진행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환경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조계사마당에서 ‘환경을 주제로 한 문화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2. 환경오염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인식하고, 교육운동을 벌이다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사회에서도 불교계에서도 환경의식은 급격히 증가했다. 더불어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반환경주의적 감성’을 넘어서게 되었다. 불교계에서 이 일에 대해 가장 대표적으로 역할 한 단체가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이었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의 환경활동은 주로 교육사업이었다. 환경오염의 문제를 ‘물질문명’을 추구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찾고, 이의 근원적 원인을 인간의 물적욕망을 최선으로 여기는 잘못된 세계관과 삶의 방식으로 인식하고 실천을 조직한 것이다.
90년대 중반경에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은 ‘생태학교’ 및 ‘공동체학교’ 등의 강좌를 오랜기간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수 많은 불자들을 교육했고, 나아가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의 신참활동가들과 일반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과 대안실천에 대한 주춧돌을 놓았다.
지금도 많은 환경단체의 활동가들과 불교계의 환경활동가들은 이런 강좌들을 통해 초창기 학습에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고마운 실천이었고 소중한 실천이었다.


3.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하다

97년과 98년을 지나면서 한국불교계는 전혀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전 국가의 개발계획은 주로 대규모 주택지와 인구가 집중된 도시지역에 집중되었었다. 그런데 90년대를 넘으면서 국가와 개발업자들의 개발대상지가 바뀌었다. 이제는 산과 계곡으로 향했다.
대규모의 댐과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골프장과 아파트단지, 위락시설이 사찰의 정문 앞과 지하를 위협했으며, 심지어는 몇몇 사찰을 수몰의 위험으로 매몰았다. 이 과정은 우리사회에서 국토생태계의 전면적 파괴 작업과 지역민들의 생존위협과 괘를 같이 하면서 진행되었다.
이제 우리사회의 이해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국토생태계를 지켜야 하고,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위해서는 불가피 하지 않은 대규모의 댐과 골프장을 막아야 할 상황이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불교계의 ‘수행환경 및 민족문화’의 파괴에 대한 반대운동과도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불교계는 크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96년 11월 30일 조계사에는 약 2천여명의 사부대중이 모여 ‘수행환경수호’와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결의대회가 조직되었다. 그리고 99년 실상사와 인드라망생명공동체를 주축이 되어 ‘지리산댐’에 대한 반대운동이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이라는 사회운동으로 나타났다.
2002년에는 불교환경연대가 주축이 되어 ‘북한산살리기운동’이 벌어졌다. 그리고 지난 2003년 초반에는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님이 중심이 된 ‘새만금삼보일배’가 진행되었으며, 지난해와 올해는 지율스님의 ‘천성산살리기운동’이 사회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이제 불교환경운동은 더 이상 불자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불교환경운동은 내용면에서나 그것의 형식면에서나 사회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내용적으로는 환경문제를 ‘생명과 평화’의 내용으로 승화시켰으며, 형식면에서도 중앙의 일부 단체들의 힘과 지혜의 문제로 남겨두지 않고 지역민과 많은 종교인들의 관심과 동참의 방식으로 바꾸어 갔다.


4. 불교대중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생명평화의 세상을 모색하다

최근 10년 가까이 불교환경운동은 급격히 양적 팽창을 이루어 내었다. 불교환경운동의 선택은 곧바로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환경사안을 만드는 구조가 되었다. 어떠한 다른 종교계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다른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 불자대중들의 인식과 실천이 이러한 불교환경운동의 양적팽창을 지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불교적 인식은 국가기구의 건설정책에 대한 ‘반대운동’을 넘어서서, 생명과 평화에 대한 대안적인 제안이 함께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정직하게 표현해서 우리 불교환경운동은 현재까지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수반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운동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많이 있겠다.
그 중 첫 번째가 아직까지 우리사회가 너무나도 절박하게 ‘경제성장제일주의’에 인식이 오염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책반대운동이 너무나도 다급한 현실이다. 차분히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대활동을 준비하고 조직한 시간여유가 우리들에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두 번째가 아직 불자대중들의 인식이 ‘생명평화를 위한 실천’을 ‘불사(佛事)’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데 있지 않나 싶다.
그동안 불자들의 인식은 개인의 기복을 넘어 꾸준히 사회적으로 성장하여 왔다. 지금은 사회복지를 넘어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불사의 범주에 포함하여 가는 추세인 것 같다.그러나 이러한 가치들은 대부분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불교의 세계관은 인간을 넘어서서 우리가 ‘환경’으로 표현하는 뭇생명들에게로 펼쳐져 있다. 우리 불교환경운동이 불자대중들에게 뿌리내린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불자대중들의 인식에 ‘뭇생명들의 터전을 가꾸어가는 일도 불사’라는 새로운 인식이 싹 터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야 우리 불교환경운동도 비로소 ‘생명평화를 위한 생명생태운동’으로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제 우리 ‘불교환경운동단체’들은 스스로를 ‘생명평화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생명과 생태단체’로 스스로 정립해 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불자대중들의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그것을 준비해 갈 계획을 세워갈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안팎으로 정직한 ‘생명평화’운동이 될 것이기에 그러하다.
지금도 우리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서는 ‘초록사찰’에 대한 개념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농촌사찰을 중심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위한 친환경농장만들기 사업에 대한 실험을 실상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몇몇 도시사찰과는 친환경공양미협약식운동을 통해 이를 나누는 일을 모색하고 있다.
안으로는 사찰이 중심이 되어 산을 가꾸어 가고, 들을 가꾸어 가고, 지역공동체를 가꾸어 가는 주체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사부대중들이 먼저 생명이 숨쉬는 터전을 일구는 일에 적극 나서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더디거나 어렵더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사회대중들은 우리들의 진정성을 믿을 것이다. 그리고 이땅의 불교는 사회대중들에게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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