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귀농자들의 귀농을 지원하는 생협을 만들 수는 없을까? > 마을공동체

본문 바로가기

인드라망 아카이브

예비귀농자들의 귀농을 지원하는 생협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인드라망사무처
2022-11-08 22:09 615 0

본문

예비귀농자들의 귀농을 지원하는 생협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정호(인드라망생협 상무이사)


1. 우리단체는 도시와 농촌의 상생의 관계성에 대하여 철학적으로 지지한다. 그런데 우리단체는 귀농운동을 한다. 언뜻 맞지 않는다. 농촌의 가치와 농촌의 삶에 편향된 사업이 귀농사업이다. 귀농사업은 뭔가 도시적 가치보다 농촌의 가치가 낫다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공업보다는 농업이 더 귀한 것이라는 메시지이다.
우리의 철학에 입각해 보면 도시와 농촌 그리고 공업과 농업은 다 중요하다고 설파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철학에 입각해 보면 귀농운동은 맞지 않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하여 예전에 몇몇 사람들과 의논해 본 적이 있다.
그때 결론은 '우리사회가 너무나도 도시중심, 공업중심으로 편향되어 있기에 우리의 균형점이 '농촌과 농업'으로 편중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중도적 방법론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회역사적 인식에 대한 철학적 표현으로 어떤 분은 '갸우또한 균형'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일렁이는 균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단체는 그런면에서 보면 '농업과 농촌'에 편향된 기준점을 세우고 있다. 그것이 현재의 사회역사적 현실에서는 적당한 기준점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도시는 너무 사람이 많고, 농촌은 너무 없다. 그리고 공업은 너무 지나치게 생산하고, 농업은 부족하게 생산한다. 한 사회가 이미 균형감각을 잃고 있다.


2. 건조하게 표현해 보자면, 농업이라는 것이 산업으로 성립하는 것에는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토지가 있어야 한다. 둘은 노동이 있어야 한다. 셋은 자본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다.
현재 이 세가지는 토지의 경우 작년까지 '농지법'에 의해 농지가 지켜지다가 작년도에 이것이 풀렸다. 한 10년이 흐르면 본격적으로 다른 용도로 전용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노동의 경우에는 우리 아버지 세대는 적어도 노동력의 지속적 투입에 실패했다. 농업이 계속될려면 도시에서 다시금 농촌으로 가야 한다. 세번째의 자본의 경우에도 국가적 자본은 향후 10년동안 약 119조가 투여될 계획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농촌으로 향하는 사회적 자본도 대부분 농지와 농업에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투기화 되어 있는 부동산'으로서의 토지에 투입되는 자본이 될 것이다.
이렇게 써 놓고 보면, 농업은 아마도 약 10년을 기해 이 땅에서 산업으로서의 기반이 다 상실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농촌도 마찬가지다. 농업이 없는 농촌은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도시의 쓰레기(전기쓰레기인 핵쓰레기, 생활쓰레기, 건축쓰레기 등등)가 처리되는 곳, 혹은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은 관광지로서의 시골이 있게 될 뿐이다.


3. 지금까지 나의 경험으로, 생명운동과 생태사회, 생협운동, 환경적으로 지탱가능한 사회 등등의 담론에서 그것의 주요한 토양은 농업과 농촌이다.
생명운동이라는 것의 토대에 있어서 공업도시는 이미 어울리지 않는다. 생태사회에 있어서의 기초도 농촌과 농업이다. 생협운동의 기초도 우리사회의 경우 '친환경농산물'과 불가분의 관계로 태어났고, 유지되고 있다. 환경적으로 지탱가능한 사회라는 것도 식량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의 관점을 제시할 수 없으면 치명적이다. 이 과정에서 농업과 농촌의 문제는 중요한 토양이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1990년대 이후 그나마 '대안'이라고 모색되어온 모든 곳의 토양과 토대가 농업이고 농촌인 것이다.
우리가 대안을 찾아야 했던 상황에서 그 시절까지  그나마 대안으로 사회적으로 제안되었지만, 우리들 스스로는 그것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던 것이 있다.
그곳이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을 중심으로 한 민중운동이었고, 서구의 신사회운동에 영향을 받았던 '전투적 시민운동'이었다. 그러나 이 운동들은 이미 '인간과 자연간의 관계'나 '나와 세계'와의 관계에서는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만큼 풍부하게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인간과 인간간의' 화해로운 삶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이 집단적 움직임을 넘어서서 우리사회가 '대안문명'과 '대안사회'라는 해법이 필요한 사회라고 결론지었던 소위 생태, 생명, 대안운동의 토양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4. 생태생명운동의 토양을 가꿔내는 작업의 처음이 '농촌과 농업'에 노동을 결합하는 문제이다. 이것이 가능해야 '법적으로 보장되던 토지가 사람들에 의해 지켜질 수 있고', '국가와 사회의 자본'이 농업과 농촌에 지속적으로 투자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인드라망생명공동체는 바로 이것을 결심한 사람들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있는 단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기민하지는 않지만, 우직하게 가치를 중심으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우리단체는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단체의 회원들이 현재 정회원 기준으로 800명이 넘어섰다. 이제 우리 회원들이 이 결심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한번 귀농자들을 지원하는 생협을 꾸려보자!'

현재 우리회원들만이 이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이 사업의 중요함은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으면 다른 생협들도 할 수 있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인드라망생협은 우리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회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생협이다. 비록 좀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가고자 한다.
우리 회원중에 많은 분들이 집 주변의 유기농매장이나 대형마트의 유기농코너 혹은 다른 지역생협 활동을 통해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제안드리고 싶다.

'우리단체의 생협은 '귀농자코너'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생협이나 일반매장은 그것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 회원들에게 '인드라망생협'을 가꾸어 가는 것이 '실상사작은학교'를 함께 가꾸어 가는 것 만큼 소중한 과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합장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