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귀농자와 생협운동 > 마을공동체

본문 바로가기

인드라망 아카이브

예비귀농자와 생협운동

인드라망사무처
2022-11-08 22:12 676 0

본문

예비귀농자와 생협운동
이정호(인드라망생협 상무이사)


1. 대개 귀농학교를 접하여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약 3-5년의 예비기간을 둔다. 이 기간을 상정하는데 있어서 공통점은 '귀농정보'를 모으고, '귀농자금'을 확보하고, '귀농에 대한 가족동의'를 이끌어내는데 쓰여진다는 것이다. 매우 귀중하면서도 신중한 행보라는 생각이다.
다만 여기서 한가지 정도 더 생각해 봤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는 예비귀농자들이 그 '예비'기간에 하나의 일에는 소홀하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하나의 일이란, 예비귀농자들이 '사람들과의 협동'에 대하여 준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귀농학교에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강조하는 것은 이 '협동'의 절실함에 대한 메시지이다.
지금의 사회가치는 '협동'은 미덕이 되지 못한다. 잘 '경쟁'하는 것이 미덕이다. 심지어는 '협동'은 그냥 하는 말이거나 '자기기만'이고 남들을 속이기 위한 언구로 여긴다. 오로지 '경쟁'만이 인간이 가지는 천성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 회사속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이웃간에도, 심지어는 친척이나, 친구간에도 이것은 마찬가지가 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잘 개발된 '인간병기'가 되어 있는 것이 현실에 부합하는 인식이 아닐까 싶다.


2. 현재 귀농학교를 졸업한 이후 귀농을 단행하는 비율이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귀농율이 낮은 이유도 잘 살펴보면, 지금까지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귀농자들의 습관을 돌이켜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귀농학교를 진행하는 동안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대체로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그 감동을 주체할 길이 없어 몇몇 분들은 주말마다 전국을 돌아다닌다. 땅을 찾아서...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한번 언제일지 모를 '그때'를 생각하면서 일상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 일상에서 '귀농정보'와 '귀농자금'과 '가족의 동의'를 확보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을 열심히 결심하면서...
그러나 애석하게도 '귀농학교'의 교육에서는 '귀농정보'와 '귀농자금'과 '가족의 동의'를 귀농에 필요한 최대의 요소로 전하지 않는다. 귀농학교에서는 '협동의 가치'를 최고의 요소로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이렇게 하여 귀농학교의 교육이념은 공염불이 되고, 교육과정은 단순한 경험으로 그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3. 대개 우리는 노동이나 사업의 과정에서 '개인'의 힘의 한계를 느끼게 되면 좀더 나은 방법론을 궁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이라는 요소가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이 과학기술이 우리에게 각종기계를 주었다. 이러한 철칙이 어느새 우리의 습관이 되었고, 이내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나의 힘을 한껏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기계를 활용하여, 나의 팔과 다리를 확장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이 최고의 선이기 때문에, 경쟁의 과정에서 쎈놈이 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좋은 기계를 확보하는 것과 이것을 조종하는 기술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바로 이 '과학기술'과 '기계문명'이 각종의 에너지위기와 환경위기, 식량의 무기화에 대한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잘보면 우리에게는 이러한 과학과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협동과 협력'의 기술도 있다. 점점 퇴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전통속에는 분명 이 '협동'이라는 방식이 '자연과 인간'간에 있어서 힘에 부치는 문제, '인간과 인간'간의 문제에 있어서 힘이 부치는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론으로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귀농'과 어울리는 단어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의 가치이다. 그래서 이 '협동'이 가능한 세계관과 삶의 방법으로 '나 자신'을 바꾸어 가는 일이 귀농에 대하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4. 요즘 우리 3-40대에게 가장 유행하는 것이 있다. 소위 '돈 따먹기'이다. 주식형펀드가 유행하고 난 이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를 지나서 최근에는 '농지은행'을 통해 많은 수의 사람들이 '농지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자면 흡사 옛날에 '딱지먹기'나 혹은 '구슬치기'가 생각이 난다. 옛날에 정말로 열중하던 놀이이다. 정말로 그거 하듯이 열심히들 돈따먹기에 열중하는 것 같다. 나는 이러한 것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제 이러한 '돈따먹기' 프로그램을 뭔가 새로운 재미를 들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귀농에 필요한 필수요건들을 '협동'의 방식으로 형성하는 방법을 '뭔가 재미있게' 해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월 뜻 맞는 사람간에 돈을 묻어서 일정한 시기마다 특정한 지역에 땅을 확보해 가는 운동을 벌일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이다.
대개 30대 후반을 넘어서면서는 여러가지의 재테크를 고민하게 된다. 그 재테크의 하나의 방법론으로 땅을 확보하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20대 말이나 30대 초반의 청년들에게 그 땅을 통해 귀농을 할 수 있는 기초 토양을 만들어주고, 그 들이 그것을 기반으로 점차 마을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그곳을 중심으로 생태마을을 형성해 가는 방법을 구체화 할수는 없을까 하는 구상이다.
뭐 이정도가 실현되다면, 이것이 또 하나의 연금보험의 일종이며, 알토란 같은 주식형펀드의 일종이며, 적금의 일종이며, 더욱 좋은 것은 사회적 기능도 있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아가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귀농을 준비하는 과정이며, '협동'을 학습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정에서 물론 관건은 신용이다.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믿음이 이러한 작업의 초석이다. 여기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 '인드라망생협'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