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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과 농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얼씨구나, 귀농장터!’

인드라망사무처
2022-11-08 22:20 77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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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과 농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얼씨구나, 귀농장터!’
이정호(인드라망생협 상무이사)


1.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가을한마당
인드라망은 매년 늦가을에 회원들이 한해의 농사를 함께 기뻐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로 4번째를 맞았다. 인드라망은 지난 99년 창립이후 몇 년 동안 꾸준히 ‘귀농학교’를 진행하였다. 이렇게 맺은 인연이 1,000여명을 넘어섰다. 그 중에 대략 200여분이 ‘귀농’을 단행하셨다.
몇 년간의 노력으로 이 분들이 최근 들어서는 어엿한 ‘농부’로 역할하고 있다. 이 분들을 중심으로 실상사와 봉화 그리고 횡성지역에 ‘지역공동체’를 추진하는 작은 생산자단체들이 생겨났다.
인드라망의 가을한마당은 매년 주제를 조금씩 달리하면서 준비되었다. 올해의 주제는 이 분들이 중심이 되어 꾸려지는 ‘얼씨구나, 귀농장터’로 채택되었다. 여기에 ‘불교귀농학교총동문회’와 ‘실상사귀농학교총동문회’가 합세하여 제법 그럴듯한 자리가 펼쳐질 수 있었다.
강남의 봉은사에는 11월 5일을 기해 봉은사 신도들과 인드라망의 회원들이 어울어지는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날 약 1,000명이 훨씬 넘는 대중들이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체험행사와 함께 귀농자들이 생산한 농산물도 싼 값에 사가는 잔치를 벌였다. 떡매치기와 뻥튀기, 발구동식 쌀타작, 짚풀공예 등은 행사의 양념으로 곁들여졌다.


2. 농촌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는 ‘귀농인들의 꿈’
한미FTA를 거치면서 우리사회에 전해지는 메시지 중 가장 억장이 무너지는 것이 있다. 어느 누구도 우리‘농업’의 안위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협상으로 농업이 타격을 받겠으나, 어쩔 수 없다! 다른 상품을 팔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체념만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 94년도의 ‘우루과이라운드; 반대운동에서 보여주었던 국민대중들의 정서와는 사뭇 다르다. 그때는 아무리 개방하더라도 ‘농업만큼은 지킨다!’라는 정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불가피하게 농업의 희생과 농촌의 절망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예약할 수 없는 것은 희망이 없는 것이다. 우리 농촌의 현실이 바로 그렇다. 그러나 이 땅의 도시 한 켠 에서는 오늘도 귀농의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이 있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스스로의 삶과 우리가 만들고 있는 사회를 동시에 생명평화의 방법으로 가꾸기 위해 ‘농업, 농촌’의 가치를 새롭게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농업을 후진적인 산업의 표본으로 여겼다. 그리고 농촌사회를 ‘반드시 떠나야 성공하는 곳’으로 여겼다. 그래서 농업을 포기하면서 중화학공업을 택했고, 농촌을 떠나 도시로 집결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사회 대부분의 개인들도 이 삶의 방식에 동의했었다. 농촌과 농업의 가치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3.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짓는 유기농업
지금 도시의 예비귀농인들은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귀농'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물어오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예비귀농인들은 ‘무엇 때문에 나는 이 일을 하고자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을 찾아야 할 처지이다.
예비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귀농할 수 있는 조건은 많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귀농을 준비하는 스스로의 태도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이들의 ‘새로운 삶’에 동의를 해주고,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도시인들이 함께 해 주는 것이다.
예로부터 농사는 농촌지역의 마을공동체 단위로 진행되었다. 한 마을에 두레나 품앗이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 한 것이 농사였다. 지금은 그것을 화학비료와 제초제, 농약 그리고 각종의 기계가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농사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촌지역에서 지역공동체의 회복과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유기농업 생산자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더불어 도시에서는 이들과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아가는 ‘생활협동조합’들이 생겨나고 있다.
유기농업은 이들 농민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짓는 농사를 일컫는다. 비료와 농약이 들어가지 않아 개인들의 건강을 지키는 ‘보약’의 의미만을 담는 것은 너무 작다.
유기농업은 ‘생명평화’라는 가치로 농촌의 농민들과 도시의 소비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이다. 더욱이 유기농업은 앞으로 우리사회의 생태계의 건강성과 우리 다음세대의 생명의 안전성을 지킬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사회는 이런 연대의식이 절실하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이 미래에는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드라망의 가을한마당은 이런 꿈을 현실에서 소박하게 실현해 보는 그릇이다. (농협, 바른급식세상 2006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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