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살림 철학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한 대안경제의 토대를 쌓는다” > 마을공동체

본문 바로가기

인드라망 아카이브

“생명살림 철학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한 대안경제의 토대를 쌓는다”

인드라망사무처
2022-11-08 22:22 656 0

본문

“생명살림 철학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한 대안경제의 토대를 쌓는다”
이정호(인드라망생협 상무이사)


1. 농업․농촌에 대한 새로운 태도와 생명공동체운동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한 관점과 태도는 한미FTA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태도의 핵심은 세계적으로 1위를 달리는 공업제품과 특정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의 공업제품을 1위로 올리는 결과로 우리나라의 농업과 서비스산업을 개방하고, 에너지산업과 의료사업 등의 공적성격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한 협상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10여년전 이전에 이러한 입장은 우루과이라운드라는 말로 우리에게 위협을 가했다. 그리고 지금은 WTO나 한미FTA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삶과 우리사회의 토대를 갈아엎고 있는 중이다.
농업은 5,000년을 이어오면서 우리민족의 구석구석에서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며, 동시에 민족의 생명을 살려왔다. 이러한 농업의 근간이 구체적으로 없어지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쌀농사마저 단계적으로 개방하면서 농민을 쫒아내고 있다. 농지법에서 ‘경자유전원칙’을 포기하면서 농토를 개발지로 바꾸어 가고 있다. 또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의 개발계획을 통해 농촌에 투여되는 돈을 투기자금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농업에 있어 생산의 3요소인 ‘농지와 농부 그리고 영농자금’이 빠지면 농업은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농촌과 농업은 한미FTA 프로그램의 전단계인 내부 정책당국자들의 사전정비작업을 통해 이미 전략적으로 포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에 대한 태도는 전세대로부터 내려온 개발중심의 성장이데올로기가 배태한 당연한 귀결이며 아주 익숙한 우리사회의 경제적 관념인 것이다. 무슨 특별한 것이 없다. 도시와 무한경쟁의 공업문명에 대한 지속적인 추구가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인 것이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문화를 향해 무조건 질주해온 현대문명이 맞닿은 곳은 ‘생명의 총체적 위기’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생태계파괴라는 이름과 기상이변, 에너지위기와 식량안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는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대하여 ‘총체적 생명위기’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위기는 ‘잘못된 세계관과 삶의 태도’에서 재생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기순환적인’ 세계관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향한 우리의 실천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며, 또한 극복의 방법론도 만들어 낼 수 있겠다고 본다.
대안경제, 대안문명운동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단체는 이 일을 농업농촌에 대한 새로운 의미부여를 통해 시작하고자 한다.


2. 도농공동체운동과 대안경제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무한성장과 경제제일의 철학’을 신봉하여 왔다. 그러나 결과는20:80의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로 치달아 가고 있고,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행복하지도 않으며 삶은 점점 피폐해 가고 있다. 
이제는 무한성장 중심의 삶의 철학을 벗어나야할 때이며 ‘생명살림의 철학’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비록 생명살림의 철학과 현실사회의 간극이 아무리 넓게 펼쳐져 있다 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그것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은 이러한 일을 ‘도농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사람의 먹을 것과 에너지를 지역순환성에 맞추어 확보해 가자는 운동이다. 모든 생명에 있어서도 그렇고, 인간사회에서도 먹을 것과 에너지가 두 가지 기둥이다. 이것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어떤 측면에서는 경제현상으로, 또 정치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도농공동체운동에는 작은 지역단위로 물질순환과 에너지 순환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하자는 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조건이 필수적이다. 유기농업을 토대로 한 건강한 농촌지역공동체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농촌지역공동체와 함께할 도시지역공동체가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둘이 연대와 협동을 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농촌지역에서 유기농업생산지를 추구한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유기농업을 통해 각종의 화학비료, 농약 그리고 거대한 농기계 등을 멀리하는 대신, 사람간의 협동과 연대로 농촌사회의 근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비료와 농약 그리고 농기계는 대표적으로 석유에너지에 의존하는 농업방식이다. 유기농업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기술집약적 농업생산방식이다.
지금 실상사유역에서는 지역주민들과 귀농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산과 가공협동’을 추구하는 협동조합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공동육아나 지역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한생명’을 창립하여 활동중이다.

두 번째로 우리는 도시지역에서 농업과 농촌, 생명과 생태적 가치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도시지역공동체를 추구한다. 현재 농촌에서는 노동력이 재생산되지 않는다.
대신 도시인들이 농촌으로 돌아가야 지속적 농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유기농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유기농산물이 안정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불교계는 봉은사, 능인선원, 수원포교당, 석왕사를 중심으로 유기농산물판매장과 화계사, 도선사, 불광사 등에서 진행되는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공양미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세 번째로 필요한 것이 이러한 농촌공동체와 도시공동체간의 긴밀한 연대와 협력이다. 가능한 지역부터 인근도시와 군단위간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도시와 농촌지역공동체간에 얼굴을 마주하는 순환경제교류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도농간의 교류와 협동을 통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과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농촌회생과 실업문제를 연관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것이다.
농촌에서는 유기농업의 생산과 가공에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도시지역에서는 이것의 유통과 소비에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3. 지속가능한 농촌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람들간의 협동
우리들은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세워가는데 있어서 불교계와 사찰, 불교단체들과의 연대 속에 역할이 클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불교는 현대사회의 문명구조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연기적세계관’을 지니고 있으며, 부처님의 훌륭한 가르침 속에 문제해결의 방법론을 체득하고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21세기의 대중들의 구체적 고통이 생태계파괴와 에너지와 식량위기를 통해 급증되는 대립과 갈등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류에게 있어 앞에서 예기한 위기증후는 현재의 추세로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향후 우리가 어떠한 세계관과 철학, 방법론으로 위의 문제에 대비하고, 다루어가는냐에 따라 다른 전개방식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공통의 문제를 대립과 갈등의 방법론으로 풀어갈 것인지? 협력과 연대의 방법론으로 풀어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고 아니 갈 수 없는 길이 있다. 생명의 안전과 평화적인 삶을 위한 길이 바로 그 길이다. 아무리 우리가 너무 멀리 왔다고, 그냥 참고 갈 수 없는 일이다. 이미 가라앉고 있는 배, 타이타닉은 반드시 가라앉는다. 그 타이타닉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불자들과 시민사회는 이제 난파되지 않을 새로운 대안의 배를 준비해야 한다. 국민들의 지속가능한 삶, ‘생명평화’의 삶을 위하여 농. 도의 협동과 연대,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근간의 가치를 되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2550년 12월)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