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차]지리산소풍 특별 초청 시사아속 공동체와 일주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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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지리산 소풍 행사에 시사아속 공동체 분들을 초청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숨단지 발효연구소를 잠시 멈추고, 시사아속 공동체와 한국 공동체와의 교류의 장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Day1
2023년 8월 23일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도착하신 분들은, 주지스님이신 사마나 비니야타로(Samana Vinyataro, 이하 비니야타로 스님), 켄파 선생님(남성 재가자대표), 콴딘 선생님(여성 재가자대표)이셨다. 이 3분은 시사아속 공동체 50여년의 역사를 함께하고 발전한 분들이셨다. 단단한 모습의 주지스님과 연세가 있으심에도 열정을 잃지 않는 두 재가자 분들의 에너지는 2023년 지리산 소풍의 분위기를 한껏 높여주셨다.
밤 비행기의 여독이 풀릴 새도 없이 실상사로 이동한 3분은 천왕문 앞에서 공동체 식구들의 환영을 받고, 제일 먼저 실상사 회주스님이신 도법스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시사아속 주지스님께서는 회주스님을 만나 뵙기 전, 스님의 법랍을 물으셨다. 그런 뒤 회주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큰 절을 올리시는 장면으로 보게 되었다. 나라가 다르고, 불교문화가 다른 태국에서 오신 스님께서 회주스님께 큰 절을 올리고, 회주스님께서도 맞절을 하시는 풍경은 국적을 넘어선 승가의 인사법을 바라보았다. 어른 스님들의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에 참석한 것이 영광이었고,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첫 날 일정은 큰 일정 없이 이렇게 첫인사로 마무리되었고, 휴휴당의 조용함을 느끼며 잠자리에 드실 수 있도록 살펴드렸다.
Day 2
둘째날 아침, 오전 7시30분, 아침공양 목탁이 울렸다. 시사아속 분들은 1일 1식을 기본으로 하고, 스님들은 엄격하게 1식, 재가자들은 중간 중간 간식 또는 간단한 다과를 드시는 등 한국의 3끼 식사문화와 달랐지만 아침공양시간에 인사를 나누실 겸 공양간에 함께 방문하였다. 아침공양에 뵌 회주스님께, 콴딘과 캔파 선생님은 무릎을 꿇고 예를 표하는 모습을 보니 고개가 숙여졌다.
오전 8시30분, 실상사의 일상 중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법석’에 참여했다. 스님과 재가자가 함께 어울려 동그랗게 앉아서 절을 하고, 참회와 발원문을 읽고, 일정을 공유하는 자리가 신선하게 다가오셨다고 한다. 내가 시사아속에 갔을 때, 다른 형태의 법석이지만 시사아속에도 아침법석이 있고, 큰 홀에서 함께 공양을 하는 문화를 떠올려보았다.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 기도를 함께 하고, 넓은 홀과 주변에 앉아서 공양을 하는 모습이 우리와 다른 모습이지만 아침을 시작하는 풍경은 기도와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목금토 공방과 어린이집, 여농센터, 느티나무 매장, 한생명, 숨단지 그리고 실상사 작은학교를 둘러보았다. 시사아속을 방문해보면,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들이 모여 사는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고, 대형 마트와 시사아속 유기농사로 지은 허브로 만드는 약 공장, 초중고등학교, 대안대학, 태국전통의학을 가르치는 강당, 죽음을 맞이하는 화장터 등 전 세대를 아울러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교육과 환경을 갖추고 있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공동체 구성원으로 살게 되면 필요한 것들을 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40여년의 세월동안 갖추어 두었다. 그러한 과정을 평생 함께한 시사아속의 3분이 방문한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탐방은 의미가 있었다. 한국의 인구절벽을 논하며, 태국에도 역시 아이들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자급자족을 위한 집짓기, 가구 만들기의 중요성, 마을사람들을 위한 활동, 건강한 먹거리, 불교적 관점에서 선한 행동과 마음, 그리고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 이타적으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성인 교육활동 등 인드라망 30여년의 역사와 시사아속 40여년의 역사를 비교하며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실상사 작은학교의 시설을 보며 강당과 교실이 있는 학교의 풍경이 사뭇 다르다고 말씀하셨다. 시사아속의 학교는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고(더운 날씨의 영향도 있음), 어디든지 공부할 수 있는 장소다라는 철학을 내세우는 교육방침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사아속 마을 곳곳이 학교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Day3
3일차, 먼 길 오시느라 아침이 피곤하실 거 같아서 아침울력은 쉬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렸었다. 아침법석 안내를 위해 휴휴당(템플스테이 방사)에 머물고 계신 3분에게 일찌감치 갔더니, 콴딘 선생님은 휴휴당 전역의 토방을 빗자루로 쓸고 계신다. 매일 해가 떠오를 때쯤, 시사아속에는 콴딘 선생님이 빗자루를 들고 나가 재가자 숙소와 공장, 마당 등을 청소하고 계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한국에 오셨는데도, 시사아속의 아침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Day 4
4일차, 토요일 오전에는 콴딘 선생님은 지리산 소풍 참가자들과 아침울력을 하며, 실상사 농장텃밭 경험을 하시며 즐거워하셨다. 이 역시, 시사아속에 가면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콴딘 선생님이 자연 그리고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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