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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지리산소풍 특별 초청 시사아속 공동체와 일주일의 기록

최고관리자
2023-09-07 13:13 7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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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지리산 소풍 행사에 시사아속 공동체 분들을 초청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숨단지 발효연구소를 잠시 멈추고, 시사아속 공동체와 한국 공동체와의 교류의 장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Day1

2023 8 23일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도착하신 분들은, 주지스님이신 사마나 비니야타로(Samana Vinyataro, 이하 비니야타로 스님), 켄파 선생님(남성 재가자대표), 콴딘 선생님(여성 재가자대표)이셨다. 3분은 시사아속 공동체 50여년의 역사를 함께하고 발전한 분들이셨다. 단단한 모습의 주지스님과 연세가 있으심에도 열정을 잃지 않는 두 재가자 분들의 에너지는 2023년 지리산 소풍의 분위기를 한껏 높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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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비행기의 여독이 풀릴 새도 없이 실상사로 이동한 3분은 천왕문 앞에서 공동체 식구들의 환영을 받고, 제일 먼저 실상사 회주스님이신 도법스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시사아속 주지스님께서는 회주스님을 만나 뵙기 전, 스님의 법랍을 물으셨다. 그런 뒤 회주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큰 절을 올리시는 장면으로 보게 되었다. 나라가 다르고, 불교문화가 다른 태국에서 오신 스님께서 회주스님께 큰 절을 올리고, 회주스님께서도 맞절을 하시는 풍경은 국적을 넘어선 승가의 인사법을 바라보았다. 어른 스님들의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에 참석한 것이 영광이었고,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첫 날 일정은 큰 일정 없이 이렇게 첫인사로 마무리되었고, 휴휴당의 조용함을 느끼며 잠자리에 드실 수 있도록 살펴드렸다.


Day 2

둘째날 아침, 오전 730, 아침공양 목탁이 울렸다. 시사아속 분들은 1 1식을 기본으로 하고, 스님들은 엄격하게 1, 재가자들은 중간 중간 간식 또는 간단한 다과를 드시는 등 한국의 3끼 식사문화와 달랐지만 아침공양시간에 인사를 나누실 겸 공양간에 함께 방문하였다. 아침공양에 뵌 회주스님께, 콴딘과 캔파 선생님은 무릎을 꿇고 예를 표하는 모습을 보니 고개가 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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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 실상사 농장을 둘러보고 시사아속에서 만드는 마이크로캡슐, 미생물 퇴비 알약을 농장지기 짱짱에게 전달하면서 실상사 농장의 유기농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농장 퇴비장에 짱짱이 만들어둔 미강으로 만드는 발효퇴비와 시사아속의 미생물캡슐이야기를 나누며 역시 농사 전문가들은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전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습이 반가웠다.

오전 830, 실상사의 일상 중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법석에 참여했다. 스님과 재가자가 함께 어울려 동그랗게 앉아서 절을 하고, 참회와 발원문을 읽고, 일정을 공유하는 자리가 신선하게 다가오셨다고 한다. 내가 시사아속에 갔을 때, 다른 형태의 법석이지만 시사아속에도 아침법석이 있고, 큰 홀에서 함께 공양을 하는 문화를 떠올려보았다.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 기도를 함께 하고, 넓은 홀과 주변에 앉아서 공양을 하는 모습이 우리와 다른 모습이지만 아침을 시작하는 풍경은 기도와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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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 아침법석을 마치고, 도법스님과의 차담을 가졌다. 공동체 식구로 함께 살고 있는 무념이 영어통역을 담당하고, 시사아속과 실상사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질의응답 내용은 글의 마지막에 정리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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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 점심공양을 준비하는 과정이 신선하였는데 5계를 엄격하게 지키는 시사아속 스님의 1 1식공양은 실상사 공양의 풍경과 너무 대비되었다. 스님의 전용 테이블에 공양하실 음식을 차리고, 재가자 콴딘 선생님의 준비과정은 타국이지만, 비니야타로 스님이 드시기 좋게 미리 준비하셨다. 5계를 지키다보니 여성 재가자는 비구 스님 곁에 가까이 가거나, 물건을 건넬 때도 바로 전달할 수 없었고, 음식을 가져다 드리는 일도 남성 재가자인 켄파 선생님이 대신하셨다. 음식을 드릴 때도, 공양을 올리는 것이기에 머리 위로 음식을 올려서 예를 표하고 드리는 모습이 상당히 생경하였다.(시사아속의 절에서는 스님들은 재가자보다 높이가 높은 평상 위에 자리를 하신다.) 그에 비해 스님과 재가자가 함께 어울려 공양하는 동그란 식탁이 있고, 공양을 뜨는 모습, 스님과 재가자 우선순위 없이 함께하는 실상사의 일상적인 공양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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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내내 실상사 탐방을 시작으로 공동체 탐방에 나섰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어서, 조금은 불편하셨을 손님들은 얼굴에 웃음과 차분함을 가지고 탐방에 함께 하셨다. 불사위원인 범정의 영어안내를 차근차근 받으며, 실상사 부처님들과 승탑, 법당 들을 둘러보며 실상사에 살고 있는 일상이 귀하게 느껴졌다. 매일이 다니는 이 길이, 1200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구나! 새삼 느껴졌다. 해외여행을 가진 않았지만, 해외에서 오신 손님맞이가 일상의 관점을 새롭게 만들어 주어 낯선 환경에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범정의 문화해설은 언어를 넘어선 생동감 있는 해설이라 시사아속 분들이 한국의 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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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목금토 공방과 어린이집, 여농센터, 느티나무 매장, 한생명, 숨단지 그리고 실상사 작은학교를 둘러보았다. 시사아속을 방문해보면,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들이 모여 사는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고, 대형 마트와 시사아속 유기농사로 지은 허브로 만드는 약 공장, 초중고등학교, 대안대학, 태국전통의학을 가르치는 강당, 죽음을 맞이하는 화장터 등 전 세대를 아울러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교육과 환경을 갖추고 있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공동체 구성원으로 살게 되면 필요한 것들을 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40여년의 세월동안 갖추어 두었다. 그러한 과정을 평생 함께한 시사아속의 3분이 방문한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탐방은 의미가 있었다. 한국의 인구절벽을 논하며, 태국에도 역시 아이들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자급자족을 위한 집짓기, 가구 만들기의 중요성, 마을사람들을 위한 활동, 건강한 먹거리, 불교적 관점에서 선한 행동과 마음, 그리고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 이타적으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성인 교육활동 등 인드라망 30여년의 역사와 시사아속 40여년의 역사를 비교하며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실상사 작은학교의 시설을 보며 강당과 교실이 있는 학교의 풍경이 사뭇 다르다고 말씀하셨다. 시사아속의 학교는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고(더운 날씨의 영향도 있음), 어디든지 공부할 수 있는 장소다라는 철학을 내세우는 교육방침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사아속 마을 곳곳이 학교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Day3 

3일차, 먼 길 오시느라 아침이 피곤하실 거 같아서 아침울력은 쉬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렸었다. 아침법석 안내를 위해 휴휴당(템플스테이 방사)에 머물고 계신 3분에게 일찌감치 갔더니, 콴딘 선생님은 휴휴당 전역의 토방을 빗자루로 쓸고 계신다. 매일 해가 떠오를 때쯤, 시사아속에는 콴딘 선생님이 빗자루를 들고 나가 재가자 숙소와 공장, 마당 등을 청소하고 계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한국에 오셨는데도, 시사아속의 아침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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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소풍이 시작되는 금요일인 3일차 오후에는 시사아속과 인연이 깊은 한국의 인연들이 3분을 뵈러 찾아오셨다. 시사아속과 10년 이상의 인연을 이어오신 곡성평화학교와 산청 민들레 공동체에서 방문하셔서 즐거운 환담을 나누셨다. 오랜 친구를 만나듯 반가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아주 정겨웠다2023년 지리산 소풍에는 전국에서 90여명의 마을공동체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선재집에 둘러앉아서 공동체를 소개하였다. 지리산 소풍은 전국의 마을공동체들이 1년에 한번 모여 서로의 고민과 생각들을 나누고, 지리산 실상사에 모여 쉬는 시간도 가지는 교류의 장이 되었다. 올해 새로 참여한 공동체들과 작년에도 참여했던 공동체들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방식으로 각자의 공동체를 소개해주었다


Day 4

4일차, 토요일 오전에는 콴딘 선생님은 지리산 소풍 참가자들과 아침울력을 하며, 실상사 농장텃밭 경험을 하시며 즐거워하셨다. 이 역시, 시사아속에 가면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콴딘 선생님이 자연 그리고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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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세션에서는 시사아속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세션별로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자리여서 25여명의 참가자들에게 시사아속을 소개하는 자리가 열렸다. 전국의 공동체들이 모였고, 종교도 각기 다른 여러 공동체들의 눈에 47년이 넘은 스승 공동체인 시사아속의 삶은 큰 배움으로 다가왔다. 소개를 담당한 켄파 선생님은 20년 전 시사아속의 모습이 담긴 2003년 자료를 보여주셨다. 시사아속이 한단계 성장하고 크게 확장되는 시기였다고 한다. 유기농사, 자급자족, 마이크로 캡슐을 이용한 유기농 퇴비, 샴푸, 비누, 허브로 만든 약 등 시사아속 자체제품이 탄생하고 발전하며 시작하는 시기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콴딘 선생님은 남들을 돕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음식을 만들어 나누는 보살행을 실천하였다. 반면, 켄파 선생님은 천부적인 엔지니어로 시사아속의 제품개발을 도맡아 하셨다고 한다. 마이크로 캡슐 비료 등 과학과 공학이 뒷받침되어야 할 일들을 연구하며 시사아속의 성장을 다지게 만든 분이였다. 비니야타로 스님은 재가자들에게 불법을 가르치고, 올바른 길을 제시하며 공동체 식구들의 리더쉽을 책임지는 스님이셨다고 한다. 헌신적으로 시사아속이 성장 발전, 사람들을 키워내는 데 인생을 바친 3분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시사아속의 소개가 끝난 뒤, 여러 공동체 활동가들은 다양한 질문들을 했다(질의응답 내용은 글의 마지막에 정리해 담았다). 중급 수준의 나의 통밥 영어로 여러가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했지만, 시사아속에서 한달살이 해본 경험과 콴딘, 켄파 선생님과의 오랜 교류를 통해 이해하고 있는 시사아속의 이야기를 덧붙여 설명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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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한국에서 최초로 시사아속에 방문하고, 17년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곡성 평화학교에 방문했다. 켄파/콴딘 선생님 모두 오랜 친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은 한때였다. 시사아속 분들이 실상사에 왔다고, 직접 실상사에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다시 곡성으로 방문해 깻잎농사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웃으셨다. 시사아속을 방문하면 영어와 한국어를 잘 하는 파이라는 청년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친구들의 한국어 선생님이기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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