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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호(통권 194호)_평범한 대담

최고관리자
2023-07-20 16:18 33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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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담_사회적 참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일시 : 2022125일 월요일, 오후 6~730

장소 : 한생명 사무국

참석자 : 강양화(20대 아이의 부모), 윤형수(20대 청년), 이창림(미래세대(초등) 아이의 부모), 최세현(인드라망사무처장)

 

평범한 대담은 사회적 이슈를 젊은이들, 평범한 사람들, 약자들이 느끼는 바를 각각의 생생한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알았나요?

- 윤형수(이하 윤): 경주에서 친구들과 MT로 함께 있다가, 카카오톡으로 전해들었다. 상식적이지 않은 소식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꿈 같은 느낌으로 오래 있었다. 주변 친구들 생각이 자꾸 났다. 친구 중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 판단돼서,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 않고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뉴스로 보았을 때 비상식적이다 이상하다라고 느낀 것은, 세월호 때와 비슷하다.

- 최세현(이하 최): 사고가 있던 날 밤, SNS를 보고 알았다. 동영상인데 흐릿한 화면으로 사람들 여럿이 구조 활동하는 화면이었다. 할로윈이라 누가 장난치는 건가 싶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려나 싶은 조바심이 생긴다. 얼마 전 개인적인 일로 서울에 가서도 사람 많은 백화점에는 안 가게 되더라.

- 윤형수: 할로윈 느낌과 겹쳐서 기괴한 느낌, 장난치는 느낌이 있었다.

- 이창림(이하 이): 당일에 참사 소식은 못 듣고 다음날에나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접했다. 비현실적이다, 전쟁이 나야 이정도 죽는 거지 싶었다. 그럼 세월호는 뭐였지? 그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이 왜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식선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상식적으로만 행동해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세월호 때는 학생들과 강의로 만나던 때라 더욱 강한 충격이 있었는데, 이번 일은 영상을 못 보겠어서 일부러 안 봤다. 세월호 때와는 다르게, 지리적 거리감이 생겼고 내 나이가 좀 더 들어서였는지는 몰라도, 그때보다는 감정적으로 약간 거리감이 들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이다. 울컥한다.

- 강양화(이하 강): 아침에, 새벽 4시경에 군복무 중인 아들의 한 줄짜리 짧은 문자를 확인하면서, 부대에 비상상황이라는 말에, 서울에서 하룻밤 새 146(새벽 4시 당시 파악된 숫자)이 한꺼번에 죽을 이유는 전쟁이거나 미사일이 떨어졌을 거라고 추측했다. 허겁지겁 찾아본 뉴스에서,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길에서 압사로 죽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군복무 중이 아닌 평상시였다면 내 아이도 거기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그 후로도 순간순간 소름이 돋았다.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대응은 적절했나요?

- : 전쟁이 아닌 이상 개인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만들어 주지 못한 상황이다. 거기 왜 갔냐는 질문들을 보면서, 어디로 화살이 가야 하는지를 모르는 상황 같다.

- : 책임 있는 사람들의 사과나 반성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SNS에 올린 당시의 직접적인 화면들이, 유가족들에게 끼치는 2차 피해 또한 엄청나게 컸다. 이 사건이 일어난 것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말과 댓글 퍼 나르는 행위들에서, 2차 피해를 방지하려는 의식이 얼마나 없는지를 느꼈다.

- : 진영을 나누고 같은 말이 반복되고 하는 것, 사건이 일어났을 때 초기 골든타임에 방향을 제시하는 메시지가 있었어야 하는데,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초기 정리가 없었다.

- : 애도기간 등이 진행될 때, 애도가 행정절차 같이 단계적으로 착착 유도하는 것 같아서 좋지 않았다. 뒤의 과정들을 보면 아쉬움밖에 남지 않는다.

- : 국가가 유가족들이 모이는 것과, 집단적으로 이야기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 같다. 피해자, 유가족들 한명 한명의 서사를 알게 되면, 슬픔과 분노가 더 커질 거다.

- : 집에 TV를 두지 않고 사고현장과 거리상 떨어져 살고 있어서인지 충격감이 좀 덜한 느낌이다. 서울 살 때는, 강남 신도림 지하철역 등 생활 속에서 이런 현상은 일상이었다. 지하철에 푸시맨이 있던 시절, 스크린도어가 없던 시절이 생각난다. 뭐가 모자라서 생긴 일이 아니고, 시스템이 없어서 생긴 일도 아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우리들의 삶은 어떤 변화나 배움이 있었을까

- : 이후로, 사람들이 버스나 지하철에 꽉꽉 안 차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잘 안 간다는 뉴스를 봤다. 이전에는 안전에 대한 위험에 둔감했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 : 산내에 살면서 생활의 안전은 어떤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가? 인도가 부족하고, 차가 많이 다닌다, 운전자도 조심해야 하지만, 운전하지 않고 걸어 다니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우리 마을로 올라가는 길에 인도가 없다. 우리의 삶 곳곳에서 안전을 생각한다.

- : 참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고 질문을 하니, 참사는 참사대로 존재하고, 나와 따로 분리된 느낌이다. 진정한 애도는 무엇일까?

- : 우리는 세월호 때 이런 것을 배운 적이 있다. 생명과 안전, 우리가 평상시에 많이 놓치고 산다. 일상적으로 언론이나 정부 메시지가 부동산이나 경제에 혈안 되지 말고, 일상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일을 놓치지 않고 살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중요한 가치를 이야기하는 사회, 어른이 있는 사회, 그런 사람을 잘 뽑는 사회면 좋겠다.

- : 다수의 대중이 일상에서 안전하게 지내도록 제도를 그렇게 만들고(지하철에 사람이 많으면 개찰구에서부터 아예 입장이 안 되게, 버스에서 입석을 없애고 등등), 그런 걸 만들어간다면 일상에서 대중들이 좀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 청소년, 사회적약자 등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 기준으로 사회를 재구성해 바라보고, 그 기준에서 할 수 있는 것만큼 해보는 게 필요하다.

- :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추모,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하려면, 생명평화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제일 약한 사람 기준으로 바라보고 사회를 세팅하면 모두가 안전해질 것이다. 일반적인 건강한 남성 기준의 관점에서 소비하고 세팅하면, 그보다 약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힘들어진다. 작은학교에서 진행하는 도보여행은 걷기 힘든 아이들도 함께할 수 있는 기준으로 짜야 한다. 감성적으로 가장 민감한 학생들 기준으로 다가가야 한다.

- : 세월호 참사 이후에 다 배웠다고는 하지만, 사회가 참사 이후에 그 다음 단계로 진입했다고, 한 단계 더 나아갔다고 느낄 수가 없다.

- : 축제라는 것의 의미가 뭔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동체가 다 같이 즐기고 함께 기쁜 일인지. 안전하고 평화롭게 다 같이 노는 축제의 성격보다는, 상업적이고 쾌락 유흥적인 요소도 존재하는 것 같다

- : 설령 그렇더라도 안전해야 한다고 본다. 자본주의 그런 삶의 방식이어도 안전해야 된다고 본다.

- : 이번 참사 이후의 책임 문제 처리가 이전의 참사와 비교해서, 뉴스에서 말이 많이 나오고 있더라.

- : 한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만나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평범한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가 나눠져야 하는구나 느낀다. 이태원은 누구나 가 본 곳이라 이런 참사는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연결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길에서 우루루 쏠린 경험이 있었던 과거의 기억 때문에, 나는 운이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 남자라 다행이었고 내리막길이 아니어서 다행이었구나 싶었다.

- : 이태원 참사에 대한 뉴스를 볼 때 아직까지도 꿈 같다.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었고, 결국 내 모습일 수도 있었기에 이런 큰 사고에 소름이 끼치기도 하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중으로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이 많이 든다. 젊은 시절에는 아이와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또한 앞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려면, 지금의 나는 또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 : 개인은, 사회는 어떤 목소리를 내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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