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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9호] 인드라망소식 - 실상사농장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15:22 65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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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농장 소식


 

우리 농장의 표고를 먹어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맛있다고들 합니다. 음식의 맛과 질에 대해서 꽤 까다로운 사람들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3월29일 표고의 첫수확이 있었습니다. 농장물건을 애용해 주고 특히 생표고를 좋아하는 부산의 이선생님, 최근 몸상태가 안좋아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생표고를 보낼 때 하우스의 상치와 쑥갓,그리고 노지쪽파를 조금씩 싸서 함께 보냈습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 속히 건강를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메모와 함께. 얼마가 지나 전화가 왔습니다. 그 사이에 두릅의 주문도 있었습니다. 이선생님은 요즘 몸이 좋아져서 기운이 펄펄난다고 하면서 6월에 수확될 작물을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되찾았대서 뿌듯했습니다.


두릅밭은 농장과 떨어져 있고 작아서 딸 수 있는 양도 조금입니다.처음 수확하는 두릅은 맨 먼저 절의 공양간에 보냅니다. 그 다음에 딴 두릅은 참시간에 식구들과 먹고해서 올해는15kg정도의 두릅만 몇몇 분에게 보냈습니다. 한동안 다른 일로 바빠서 못 가다가 열흘 쯤 지나 집에 가는 길에 두릅밭에 올라 갔습니다. 두릅은 잠깐사이에 큰 나무 줄기처럼 커져 있었습니다.

연한 두릅을 몇개 따려고 밭에 발을 들이려는 순간, 뱀 한 마리가 동그랗게 몸을 감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몹씨 놀랐지만 마음속으로 너를 해치지 않으니 나를 경계하지 말라고 말해주고서 조용히 위쪽으로 올라 갔습니다. 내려 오면서 보니 뱀은 어디론가 가고 없었습니다. 뱀은 무섭지만 사람이 순한 마음으로 대하면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릅밭의 뱀, 이리 저리 잘 다니고 있겠지요.

 

좋은 고사리를 얻으려면 부지런해야 하고 세세한 정성이 필요합니다. 따는 시기를 놓치면 질겨지기 때문에 맛도 없고 상품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큽니다.또 수확한 고사리는 알맞게 잘 삶아서 볕에 고루 말려야 합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비교적 빨리 부드럽고 맛있는 건고사리를 만드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할머니 덕분입니다. 그 분들은 몇십년간 고사리를 따고 삶고 말리고 해 온, 고사리에 관한한 박사입니다. 인간이 주는 학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자연이 주는 학위입니다.


행복한 일요일, 텃밭에서 가져 온 싱싱한 야채와 생표고로 상치 쑥갓쌈, 양상치와 된장소스, 향긋한 부추국, 담백하고 영양많은 표고김치찌게를 만들어 세끼 식사를 맛나게 먹었습니다. 농장식구들의 노고에 감사해 하면서.                                 

                            

                                          푸르른 5월, 지리산 기슭에서 현주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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