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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8호] 인드라망소식 - 한생명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15:35 61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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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들 어린이집은 3살

김창환 (한생명 일꾼)



벗님에게

벗님! 이번에는 산내지역이 꽃인 산내들어린이집 소식을 전할까 합니다. 한생명의 하루는 박무열선생님이 운전하는 어린이집 노란차의 시동소리로 시작된답니다. 백무동 골짜기와 뱀사골 골짜기, 산내지역을 돌아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조잘거리는 아이들소리가 아침을 여는 새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끔해 봅니다. 벗님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도 노란차들이 아침을 알리겠네요.


한생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진 비슷한 버릇 중에 하나가 뭔지 아세요? 출근하면서 어린이집에 한번 기웃거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끔 일이 힘들 때 들리는 곳이 어린이집이기도 하답니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 언제든지 반갑게 말을 걸어주는 그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고 일을 한답니다.


벗님이 살고 있는 도시나 여기 산내지역의 농촌이나 삶이 바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은 농사일이 바쁘거나 장사일이 바쁘기 때문에, 집에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집들은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조건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 하는 고민도 마찬가지이구요. 많은 귀농자들이 산내로 귀농하고 싶은 이유 중에 아이들을 편하게 맡길 수 있는 조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농촌문제 해결은 단지 친환경농사와 판매 여건을 만드는 것만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산내들 어린이집의 아이들을 소개해달라구요?


지금은 22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2살에서부터 산내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갔다가 어린이집으로 오는 방과후반을 포함하여 그런다는 것이지요. 대부분 산내지역 아이들이라고 생각할텐데 마천에 사는 아이들도 7명이나 있답니다. 산내들어린이집의 교육내용이 좋아서 멀리서도 보내는 것이지요.


산내지역에 귀농자가 많다는 것은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들중에 귀농자의 자녀가 많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답니다. 거의 반수가 귀농자의 자녀이지요. 그리고 부모 모두 농사만 짓는 가정은 2명밖에 없다는 것은 농촌에서 농사만 짓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네요. 산내들 어린이집의 교육내용은 벗님이 사는 곳에서 많이 하고 있는 공동육아의 내용과 같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 생태적인 삶을 어릴때부터 몸으로 배우는 활동들을 하고 있답니다.


그 아이들을 지켜주는 선생님들은 다섯분이랍니다. 산내지역이 고향인 조경순샘은 공동체 삶이 궁금해서 어린이집에 생길때부터 아이들과 함께 했던 분입니다. 작년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김현정샘이 경북 의성의 어린이집으로 떠난 자리에는 두분이 대신하고 계시지요.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만나려 왔다가 산내가 좋아서 머물고 있는 마정숙샘은 자원봉사를 하시다가 올해부터는 아예 식구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1월부터 함께 하고 계시는 김은숙샘은 둘째 아들이 작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어 가족모두 산내로 이사를 오시게 되어 인연이 만들어졌습니다. 또 2월에는 밥샘이 새로 오셨어요. 대전 먹거리공동체에서 활동을 했다는 김은미샘은 지리산이 주는 나물과 산야초로 효소도 만들고 아이들의 먹거리도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계십니다.


아차,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 소개가 늦었네요. 아이들을 아침저녁으로 태워주고 있는 기사아저씨 박무열샘입니다. 지리산이 좋아서 지역에 들어왔다가 어린이집 기사를 하게 되었는데 한생명의 잔일까지 도맡아 하는 일꾼입니다. 지리산을 가도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다니기 때문에 ‘지리산 고무신’으로 통하지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오시는 분은 두분인데 영어를 가르치는 알렉스와 접니다. 알렉스는 오스트리아분인데 한국이 좋아서 왔다가 결혼도 하고 예쁜 딸도 낳았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도 해 주고 전래놀이도 같이하는데 아이들은 ‘청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하고 ‘한결이오빠오빠’(한결이오빠의 아빠를 아이들은 그렇게 부르더군요)라고 부른답니다. 


벗님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어린이집에 오면 뭐가 좋니?”라고 물었는데 뭐라 했는지 알아요? “아무거나 다 좋아요”라고 하네요. 벗님이 살고 있는 곳이나 여기나 아이들은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데 어른들만 힘들게 사나봅니다.


샘들에게는 “어린이집 어떠세요?”라고 물었더니 아직은 많이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공동체안에 있으면서 섬처럼 떨어져 있는 느낌도 있고, 지역에 살고 있는 부모님과 귀농한 부모님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 새로오신 샘들이 많아 서로 배려하는 것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답니다.


벗님! 산내들어린이집은 이제 3살입니다. 아직은 걸음도 서툴러 뒤뚱거리고, 표현도 서툴지만 예쁘고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으니 언제나 그러하듯이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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