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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10호] 인드라망소식 - 작은학교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16:16 67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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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학교소식


유월은 오월만큼이나 바쁜 달입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탓인지 아이들에겐 다시 ‘귀차니즘’(?)이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꿋꿋이 견디고 있습니다. 간간히 무단지각과 결석을 일삼는(?) 녀석들이 나타나지만, 대체로 아이들은 익숙함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 가고 있습니다.


아래 글은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생업을 팽개치고(?) 지리산으로 내려와서 작은가정에서 아이들과 살고 있는 학부모생활관(대청마루, 언덕배기) 담당 부모님의 글입니다. 매일 기록하고 있는 ‘작은가정일지’에서 고른 글입니다.


 

빗속 작은학교 이야기, 아영母+기현父 인사드립니다

- 김익홍, 2006년 6월 22일


산내는 빗줄기 사이로 천왕봉이 어슴푸레하게 보일정도의  빗속입니다. 그리 많은 비는 아닙니다. 장마철 산내 작은학교가 걱정되시지요. 어제까지의 더위에 지쳐 있던 아이들, 선생님들 모두 오늘 당장의 이 비는 그리 싫은 눈치는 아닙니다. 빗속에 표정들이 밝습니다.


저희들이 있는 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큰 일은 제 6대 학생회장 선거를 위한 1차 합동유세와 공청회였습니다. 어제 공청회는 1시간가량 이어졌는데 기호1번 다인이와 지영이 기호2번 주란이와 재우의 토론이 볼만했다고 합니다. 몇 가지 일 때문에 참석은 하지 못했습니다. 학생자치의 확대가 저항이었던 시절을 살아왔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눈으로 보면 작은학교 아이들의 선거과정은 철저히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판단합니다. 작은학교의 학생자치는 꼭 저희들이 커가는 만큼 나아가고 있겠지요.


우리 아이들은 선거 외에도 축제준비, 기능 익히기, 세상보기, 교과 평가 등등 빡빡한 일정에 많이 고단하고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작은가정마다 저녁에 늦은 시간까지 노닥인다는 소식(?)이 없습니다. 이 와중에도 쪽지는 돌아다니는 것이 목격되곤 합니다만…….


조금은 안쓰럽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피해가거나 수정할 계획들이 아니어서 조금의 조절정도로 지혜를 발휘해 봐야지요. 어제 아이들은 자치살림대신 기능 익히기, 세상보기 준비모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들만 텃밭울력을 나섰습니다. 한 두 시간의 농사일이란 게 뭐 리 대단할 게 없지요. 그 잠시 동안 밭 한 두 이랑을 건성으로 갈았을까요? 농사짓는 일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언덕과 대마(실제로는 아영 엄마와 기현아빠)가 작당을 해서, 삼화리 합동물놀이와 야외식사로 삼겹살 파티를 계획했다가 바쁜 아이들의 일정(학생회장 공청회, 축구시합, 축제준비, 결정적으로 장맛비)때문에 언덕과 대마 각자 자체로 먹기로 했고 잘 먹었습니다.


'워크캠퍼' 한카도 이별을 준비하면서 작별케익을 만드느라 분주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아침마당에서 한카가 준비한 작별 빵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좋은 인연을 맺은 한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아이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들의 변화가 그리될 수야 없겠지요? 아이들은 알몸인 채로 그대로 드러내며, 때론 감추며, 부족한 그대로 극히 정상적인 혼란의 와중을 통과하며 성장해 가겠지요. 산내 지리산 장맛비도 아이들이 커가는 데 도움이 될거구요. 부모님들, 장마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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