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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12호] 칼럼 -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지켜보며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16:36 63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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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지켜보며

김또또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7월 12일에 시작되어 한 달 동안 천여 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3백여 명이었다고 합니다. 개전 한 달 동안 유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것은 이스라엘의 무자비하고 비인도적인 공격행태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근거지라 주장했던 레바논 남부에서는 헤즈볼라의 시설과는 상관없는 발전소, 다리, 식수원, 송전탑 등의 사회기반시설과 수많은 민간인들의 주택이 폭격되었습니다. 전날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숨진 주민들의 장례행렬을 다시 폭격해서 사상자를 냈고, 이스라엘군의 방해로 카나 마을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주검을 비롯해 많은 희생자들이 몇 주가 지나도록 수습되지 못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구체적인 휴전 논의 중에도 만여 명의 군인을 투입해 리타니강 남쪽 지역에 진격해 지상전을 확대하고, 군대가 진격하는 동안 남쪽의 도시를 봉쇄해 10만여 명의 사람들을 고립시켰습니다. 심지어 움직이는 모든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구급차와 피난민의 차량까지 폭격했다고 합니다.

 

 지난 8월14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 따라 휴전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겨우 닷새 만에 또 다시 레바논을 공격했습니다. 지난 8월 19일에 일어난 야간공습에 대해, ‘헤즈볼라로 유입되는 무기를 막기 위한 것이었으며 앞으로도 무기유입을 막기 위한 공격은 계속 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헤즈볼라로 향한 무기유입에 대한 증거를 밝힐 수 없었으며, 이것이 휴전협정을 깨고 다시 전쟁공격을 할 만큼의 상황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초정밀 유도탄을 비롯해 매년 20억 달러 이상의 무기원조를 받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재래식 무기의 위협을 우려해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라면 과잉대응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을 위해 채택된 유엔 결의안은 이스라엘에게 전적으로 유리한 것 입니다. 헤즈볼라에게는 모든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에게는 ‘공격적’인 군사작전의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즉 이스라엘은 8월 19일의 공습과 같이 어떤 이유로든 ‘자위권’과 ‘방어적 공격’이라는 판단 아래 군사행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계 4위의 군사력을 가진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보호하면서, 힘없고 작은 나라 레바논에게는 방어권도 주지 않는 것이 유엔의 결정입니다. 며칠 전 유엔이 레바논에 주둔할 평화유지군에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힘에 좌우되는 평화유지군의 역할은 이스라엘이 침공했던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헤즈볼라를 감시하고 나아가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서는 레바논 사람들의 저항운동을 감시하고 약화시키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는데 방어벽의 역할을 하며 희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파병 자체가 옳지 못한 일이라도, 만약 한국군의 임무가 반인륜적인 전쟁 범죄로부터 레바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파병에 동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정말 이런 이유라면 파병을 찬성하고 싶습니다. 

 

이스라엘의 침략과 학살이 비단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람들만을 향한 것은 아닐 것 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전쟁의 참화를 전해 들으면서 우리는 이 전쟁을 심정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로 폭격을 겪은 사람들의 고통에 비할 수야 없을 테지요. 지금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 국제사회에 항의하고 연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입니다.


만약 우리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평화와 생명권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에 대해 침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야만적인 폭격의 참화에서 레바논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와 생명권이며 더불어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또 우리에게 필요한 것 역시 미국이나 이스라엘 같은 전쟁동맹이 아니라 해방을 위한 저항정신이 살아있는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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