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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13호] 가을 텃밭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22:58 65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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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텃밭

진차근 (불교귀농학교동문, 텃밭지기) 



9월은 수확의 계절이다. 그런데 텃밭에서는 별로 수확할 것이 없다. 열매 채소인 고추, 가지는 잘 가꾸었으면 지금도 계속 수확의 기쁨을 즐길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장마로 일찌감치 밭에서 정리하고 말았다. 내년에는 빨갛게 익은 고추를 태양초로 말릴 수 있기를 바란다.


가을 김장채소를 8월 마지막 주 휴일에 심기로 하였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일주일을 연기한 9월 3일, 배추는 모종, 무우는 씨앗을 파종을 하였다. 음력으로 7월이 윤달이 있어서 예년에 비해 좀 늦게 준비하였지만 그래도 조금 더 늦지 않았나 싶다. 김장채소 파종은 ‘가을날 하루 햇볕이 다르다’고 할 정도로 자라는 모습이 표가 난다.


파종하는 날 불교귀농학교 19기 학생들이 모두 바쁜 일정에도 다들 참여하여 18기가 가꾸다만 공동텃밭을 다시 일구고, 퇴비를 넣고 모종하는라 다들 수고가 많았다. 그 결과 잘하면  19기가 졸업하고 난 뒤겠지만 노랗게 알이 밴 커다란 배추랑, 누구 허벅지 만한 무를 수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점심식사와 뒷풀이는 텃밭의 여유를 잘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봄에 다들 힘을 합쳐 만든 두레 텃밭에서는 콩이 잘 자라고 있다. 중간에 한번 잡초를 매주었을 뿐인데 기대 이상으로 잘 자랐고, 열매도 많이 달려 꼬투리가 통통해지고 있다. 콩이  완전히 익고 서리가 내려 콩 수확을 하면 제대로 된 가을 두부잔치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이번달 마지막주 휴일에는 다시 한번 19기생들의 텃밭실습 일정이 계획돼 있다. 월초에 심은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지만 웃거름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고, 씨앗을 뿌린 무는 늦었지만 솎아주기를 해야한다.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텃밭은 잠깐 한눈을 팔면 그물배추, 그물 무가 돼버려 기대한 수확을 거둘 수 없게 된다. 벌레가 달려 들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빨리 커 버렸으면 좋겠지만, 이번에는 벌레 잡는 노력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매년 가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었는데, 올해는 아직 이쪽 지역은 영향이 없다. 남부지방에는 기록에 남을 만한 "산산"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하루 빨리 복구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가을비는 농사에 한치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바람 불고 비가 많이 오면 우선 잘 자라 무거워진 벼가 쓰러져, 한여름 동안 공들인 것을 허사로 만들기 일쑤였다. 비료나 거름을 너무 많이 넣어 웃자라 그런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날씨탓이었던 것 같다. 올해는 이것으로 태풍이 그쳤으면 좋겠다.

 

10월 첫 주는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이다. 황금들녘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볼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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