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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13호] 인드라망소식 - 실상사농장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23:06 67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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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소식

황인균 (실상사 농장)



- 시골생활 -


가을입니다. 아침 풀밭을 걷는 사이로 젖는 바짓가랑이가 어느새 매우 차갑습니다.

다음 주면 추수, 산으로 곶감깍을 감이며 내년 농자재로 쓸 어름이며를 딴다는 핑계로 하루 소풍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안 좋아 수확량은 무척이나 떨어질 것 같지만은 첫 여름을 겪어낸 초보 농부는 그저 날마다 룰루랄라입니다.

 

 - 달통하면 나가서 천하를 구제하고,

 막히면 할 수 없이 물러나 자신을 착하게 산다

<達則兼善天下, 窮則獨善其身> -


이건 도연명의 삶을 평가하는 글에서 따낸 글귀입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시골생활이란게. 도무지 착하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지 꼬장 있는 대로 부려 보았자 외면 당할 뿐.. 당장의 진실된 한방울의 땀방울이 아니면 아무것도 통하지 않습니다. 가을의 들판은 한없이 풍요롭지만 어느 쌀한톨도 그냥 들어오진 않더군요.

시골생활의 특징은 사생활이 없다는 겁니다. 다닥 다닥 붙어서 살아서 뿐만 아니라, 생활 자체가 모두 규격화(?)되어 있어서리 뒷통수만 보아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대번에 알아 맞히게 되어있으니까요. 한없이 착함을 강요당하며 살고 있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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